도하에서 한국식 아트사커를 보다제845호 구자철을 말하기 위해 우선 박주영을 생각해보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아시안컵이 열리기 직전 부상으로 빠진 박주영의 긴급한 ‘보완재’로 구자철이 떠올랐다가 아시안컵 C조 1차전 바레인전 직후 늠름한 ‘대체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아직 조별 리그 중이고 같은 조의 강자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경기를 ...
문화소식 <제1회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 외제845호 2박3일 낭독의 재발견 책 읽는 축제 ’제1회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 2박3일간 책을 읽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출판사의 주도로 신작을 낸 작가들이 열던 소소한 낭독회의 변신이다. 시인·소설가와 함께 뮤지션, 영화감독, 미술가 등이 참여한다. 홍익대 앞 산울림소극장에서 열리는 ‘제1...
차고 비리지 않은 겨울의 기억제845호 “젊은 시절엔 결코 1인칭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말한 소설가가 있다. 소설가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젊은 시절엔 결코 자전적 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게 좀더 정확한 인용인 것이다. 어쨌거나 ‘젊은 시절엔 스스로와 심리적 거리를 두어야 한다, 자신의 직업·취향·계급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사물·세상을…
데칼코마니 붕어빵 사랑제845호 가끔 동화 속 여우와 두루미의 음식 초대를 생각한다. 그릇 디자인의 묘미를 이용해, 상대방을 초대해놓고 서로 음식 맛도 못 보게 하는 작은 전쟁 말이다. 돌멩이로 꽃잎을 쾅쾅 찍어서 으깨던 첫 번째 소꿉놀이도 떠올려본다. 빨간 꽃이 으깨지고 흙이 보기 좋게 올라가면 ‘밥 먹으러 오세요’ 흉내...
동일한 것이 어느 날 정반대의 것이 될 때제845호 1월 첫쨋주에는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천천히 읽었다. 알다시피 지난 세기 초 러시아의 이론가들은 시란 일상어에 가해지는 구조적 폭력이고 당대의 언어 규범에 대한 반역이라고 주장하면서 ‘낯설게 하기’야말로 문학성의 실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시는 일종의 창조적 변칙, 활력을 주는 언어의 질병이다. 말하자면...
새책 <주인과 심부름꾼> 외제845호 주인과 심부름꾼 이언 맥길크리스트 지음, 김병화 옮김, 뮤진트리(02-2676-7117) 펴냄, 4만원 좌뇌와 우뇌가 인간의 생각과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영국의 의학자 이언 맥길크리스트는, 좌반구는 세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자기 확신이 강하고 명시적인 것이...
우리의 식탁은 충분히 풍족하지 않은가제845호 무려 150만 마리다. 그런데 지금 마감하는 <한겨레21> 845호가 독자에게 도착할 시점에는 앞의 문장은 구문이 돼버릴지도 모르겠다. 잡지가 유통돼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마다 그렁그렁한 눈을 한 소와 영문 모를 돼지들은 계속 차가운 땅속에 묻히고 있을 테니까. 15...
빈필의 아름다운 꽃 장식은 어디서 왔을까제845호 정초에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를 우리나라에서도 TV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에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공연을 치렀던 오스트리아 출신 프란츠 벨저 뫼스트가 지휘해 명장 카를로스 클라이버 이후 가장 우아한 빈 신년음악회를 만들어주었으며, 오스트리아인으로서는 카라얀 이후 최…
여고생 가수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제845호그땐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198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아이돌 스타는 이후 20년 동안 대중문화를 지배했다. 대중문화에는 비밀스러운 ‘수직이론’이 존재한다. ‘평행이론’이 다른 시대를 산 두 사람의 같은 운명을 말한다면, ‘수직이론’은 다른 시대를 산 두 스타가 같은 이유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운명을 ...
동정받지 않으려면 이겨라?제845호<글러브>는 청각장애인야구단의 실화에 1970년대 청소년 영화나 80년대 만화방에서 즐겨 보던 스포츠만화의 온갖 클리셰를 덧입힌 영화다. 그 결과 ‘<라디오스타>+<말아톤>+<맨발의 꿈>’이 되었다. 실화에 장르적 클리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