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어루만지는 쇼퍼홀릭이 돼라제847호2008년은 ‘종말의 해’였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견고해 보였던 글로벌 자본주의의 금융 시스템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고 전세계는 순식간에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다음에야 다시 숨 쉴 수 있게 됐지만 이른바 ‘주류 경제학’은 한계를 그대로 노출했다. 지난 25년 ...
남자 아이돌 그룹, ‘369±1’의 법칙제847호 폭죽처럼 튀어올라 파도처럼 밀려왔다. 2008년 데뷔한 2PM은 그렇게 다가왔다. 순정만화 속 예쁘장한 소년들이 아니라 180cm가 넘는 키에 근육으로 무장한 이들은 ‘짐승돌’로 불리며 ‘강한 남자’를 갈망하는 여심을 흔들었다. 그런데 2PM을 얘기할 때 방점이 찍혀야 하는 곳은 ‘근육’...
여성사전시관, 바리데기 태우던 날제847호떡과 과일이 놓인 제상에 윤석남 선생이 절을 올린다. 그 앞에는 비단 속에 싸인 슬퍼 보이는 얼굴의 바리데기가 앉아 있다. 바리데기를 에워싼 푸른빛의 벽은 가위로 오린 한지들로 덮여 있다. 서로 어깨를 결은 인물 형상도 있고, 여신의 형체도 있고, 꽃도 있다. 종이는 부적처럼 보인다. 대칭형이고 주술...
중국의 20세기, 뉴욕 무대에 서다제847호 요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에서는 1987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됐던 <닉슨 인 차이나>의 2월2일 메트 초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미국 순방, 날로 뛰어오르는 중국의 기세를 생각해보면 메트의 선택은 매우 절묘했다는 생각이 든다. 1...
똑딱이, 가볍다 가볍지 않다제847호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을 들어서서 복도를 따라 죽 걸어간다. 중간에 있는 계단을 걸어 3층까지 올라간다. 원형으로 된 공간이 내려다보인다. 들고 온 똑딱이 카메라를 꺼낸다. 카메라는 손에 감춰질 정도로 작다. 카메라를 아래로 향하게 하고 아래를 바라본다. MP3를 듣는다. 기다리기...
우리의 밥, 그들의 사치제846호한때 ‘양파총리’로 명성을 떨치다 잊혀진 남자, 정운찬이 무상급식 논쟁에 끼어들었다. 하긴 그 양파총리 이후 몇 번의 악몽 같던 청문회를 거쳐 간신히 총리의 감투를 쓴 이가 누군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양파로서 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또 하나의 ‘개드립’으로 기록될 그의 “무상급식은 사치”…
태양이 태어난 곳에 이르다제846호 볼리비아로 떠나는 날, 쿠스코에 온 뒤 처음으로 비가 내렸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쿠스코를 바라보았다. 창문 너머 보이는 집들의 옥상, 그 옥상 위에 잔뜩 걸린 빨래들. 남미의 특징 중 하나는 비가 억수같이 와도 절대 빨래를 걷지 않는다는 것이다. 곧 햇빛이 내리쬘 것이고 그럼 젖은 빨래도 다시 마를...
익스트림한 길라임 되는 거야?제846호한 사람이 쓰는 언어로 그 사람의 인생을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시(정리), 시마이(종료), 간지(느낌) 등 영화하는 친구들이 쓰는 일본어나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들을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언어들의 합집합이 그 사람의 직업과 관심사와 생활을 적나라하...
아시안컵 우승은 만만하지 않다제846호아시안컵의 열기가 뜨겁다. 아시안컵이 상당한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간 우리가 아시안컵이 지니는 값어치에 다소 소홀한 면도 있었던 까닭이다. 근본적으로 아시안컵은 유럽선수권(유로),남미선수권(코파아메리카) 등과 마찬가지 의미를 갖는 대륙별 챔피언십이다. 설사 참가국들의 평균 수준…
[문화소식] 만화잡지 〈SYNC〉 창간 외제846호 ’진지’한 불온 만화 보세요~ 사회참여적 리얼리즘 만화잡지 〈SYNC〉창간 오랜만에 만화잡지가 나왔다. 그것도 ‘진지’한 만화잡지다. 〈SYNC〉(길찾기 펴냄). 순정만화, 명랑만화, 리얼리즘 만화 등 만화풍은 가지각색이되 이들이 내세운 것은 ‘인문’이다. 사회참여적 리얼리즘 만화를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