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독에 빠진 미스터리제846호 “병 중에 알코올중독만 한 병이 있을까!” 19세기 미스터리 문학의 대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검은 고양이’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이다. 문학은 경험에서 비롯한다 했던가. 지독한 술꾼이었던 포는 술에 취하기만 하면 이를 드러내던 인간의 광기를 참으로 세밀하게 그렸다. <검은...
중독과 과몰입 사이제846호 지난 주말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 청소년의 게임중독 문제를 다뤘는데, 함께 참여했던 한 패널이 게임중독의 정의를 ‘게임을 스스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상태’로 정의했다. <연합뉴스> 2009년 9월10일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청소...
독사를 만나면? 물리지 않는 게 정답이지!제846호 “내 인생에 일어난 야릇한 일들 가운데 하나라면, 허허벌판과 공중전화 박스에서 잠을 자는 무일푼 히치하이커 얘기를 생각해냈더니 출판사가 거금을 들여 세계 곳곳에서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벌이며 문을 몇 개나 열어야 침대가 나오는 호텔방에서 나를 재운다는 사실이다.” 공상과학(SF) 소설 팬이라면 이런 푸념...
새책 〈복지국가 스웨덴〉외제846호 복지국가 스웨덴 신필균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29) 펴냄, 1만7천원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아동 복지 비전, ‘모든 것은 장애인의 관점으로’라는 장애인 복지 정책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는 나라가 있다. 스웨덴은 국가를 ‘국민의 집’으로 내세우며 오랜 시간 ...
그리스어 수업은 왜 사라졌을까제846호대입 수험생들은 명절이 싫다. 추석에는 어느 대학 갈 거냐, 설에는 어느 대학에 갔느냐는 친척들의 인사치레는 그들에게 인사 아닌 뾰족한 스트레스다. 바야흐로 ‘어느 대학 갔느냐’의 계절이다. 그러나 대입에 성공한 수험생도 예처럼 기세등등하진 못하다. 어깨를 짓누르는 대학 등록금은 입학마저 주저토록 하거나 오…
<싸인>만 줘, 신나게 응원할게제846호싸우다가 한 사람이 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는다. 자기는 때린 적이 없는데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며 “증거가 없으니 별일 없겠죠?”란다. 증거가 없기는 뭐가 없나, 맞았다는 사람 진술이 가장 큰 증거지. 2주 정도 진단서까지 있으면 증거가 2개. 게으른 변호사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기소도 되고 재판도 ...
조선 명탐정은 조선 멍탐정?제846호최근 한국의 사극 영화들은 역사의식보다는 오락적인 각색을 앞세운, 이른바 ‘퓨전사극’이라고 일컫는 장르에 승부를 걸어왔다. ‘퓨전’이라는 수사가 붙은 모든 것이 그러한 것처럼, 퓨전사극 역시 실은 그 정체가 모호한데, 주로 (정통)사극에 대한 저항이나 전복보다는, 말 그대로 이것저것을 뒤섞은 유희에 목적을 …
인기 속 허기, 인디밴드의 실종된 내일제846호“‘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인디음악의 어려움을 수면으로 올리면서 그 음악이 실제로 얼마나 잠재력이 높은가를 다시 발견하게 하는 사건이었다.”(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1990년대 중반에 인디신이 만들어진 뒤 15년이 지났다. 요즘처럼 인디신에 역동성과 다양성이 뚜렷하게 …
비극적 죽음 혹은 의도된 실종제846호1975년, 네덜란드의 개념미술가 바스 얀 아더르(1942∼75?)는 <기적적인 것을 찾아서>(In Search of the Miraculous)라는 제목의 괴상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대양의 파도’(Ocean Wave)라고 ...
브라보! 아줌마 라이프제846호 국문학자인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쓴 <독서>(비아북 펴냄)에는 ‘언문 제문’(諺文 祭文)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경상남도 중서부에는 시집간 딸이 친정 부모의 초상에 와서 두루마리에 붓으로 적어 내려간 글을 읽는다. 그 글이 한글로 된 제문이라는 의미의 ‘언문 제문’이다. 언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