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안 하는 드라마가 필요해제848호현재 12회까지 방영된 SBS 드라마스페셜 <싸인>(수·목 밤 9시50분, 20부작)이 (‘경마식 보도’를 하자면) 수·목의 시청률 ‘왕좌’를 지키고 있다. 상대편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마이 프린세스>(문화방송)와 ‘정치 드라마’ <...
“이것은 예술작품이 아니다”제848호1968년 9월27일 금요일 저녁 7시30분, 40대 중반의 미술가 마르셀 브로타스(Marcel Broodthaers, 1924&#8211;1976)는 벨기에 브뤼셀의 제 아파트에 엉터리 미술관인 <현대미술관, 독수리부, 19세기...
우정과 애정과 욕정 사이제848호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1992년 그룹 ‘피노키오’의 1집 앨범 수록곡 <사랑과 우정 사이>가 라디오 전파를 탔을 때 수많은 청춘남녀가 “이건 내 얘기!”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
은광 마을엔 은제품이 없다제847호 볼리비아에서는 인디헤나(원주민)인 에보 모랄레스가 대통령이 되고부터 사회적으로 힘이 없던 인디헤나들의 권리가 급부상했고 많은 사회적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수십 혹은 수백 년간 억압받던 약자들이 힘을 갖게 되었고 이는 말 그대로 혁명이었다. 사람들은 모랄레스의 사진이 담기고 ‘rEVOlucio...
으랏차차, 씨름이 부활한다제847호 씨름은 겨울이 대목이다. 한 시즌 3대 장사 대회 가운데 추석장사대회만 빼고 연말 천하장사대회와 설날장사대회가 겨울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겨울엔 씨름이 별로 재미를 못 봤다. 구제역 때문이다. 대한씨름협회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닷새 동안 경북 안동에서 천하장사대회를 열려고 했다. 한 해를...
문화소식 〈마당을 나온 암탉〉외제847호 테이블 위 물건들의 마임극 황선미 원작의 ‘오브제 연극’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오브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원작은 자기 알을 품어 새끼를 낳는 게 소원인 ‘잎싹’이 세상 밖으로 나와 겪는 이야기다. ...
무한상상을 허용하는 미지의 맛제847호 “트라브존에서는 고등어 샌드위치를 먹는다고, 미스터 고.” 아흐멧 심시르를 만나자마자 바다 냄새를 맡았다. 지나치게 짙은 눈썹은 좀 느끼했지만 눈 밑 주름은 분명 해풍이 새긴 것이었다. ‘바다 냄새’라는 말은 너무 주관적인 표현 아니냐는 분은 잠시 컴퓨터를 여시라. 검색창에 ‘소설가 한창훈’을 치면 ...
외계인의 장난스러운 복수?제847호 바코드는 사물의 문신 같은 걸까, 아니면 지도? 며칠 전 가만히 앉아 있다가 너의 바코드가 있다면 어떤 걸까 궁금해졌어. 몸에 바코드가 있고 그걸 인식하면 너의 비밀, 속마음 뭐 이런 게 나올까 싶은 거야. 바코드가 궁금한 미래를 알려준다면 내가 지난주처럼 고민하는 일도 줄어들 텐데. ...
거대한 도서관 하나 무너진 듯한 이별제847호 선생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2박3일을 더 있다가 느지막이 삼성의료원을 찾았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기도 했지만 도대체가 실감이 안 나기도 해서였다. 그날도 줄을 서야만 조문을 할 수 있었다. 언젠가 직접 차려주신 밥을 황송하게 먹은 기억을 떠올리며 상가의 밥을 먹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고인의 작품 목록…
새책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외제847호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 마이클 에이더스 지음, 김동광 옮김, 산처럼(02-725-7414) 펴냄, 3만5천원 유럽인이 세상을 나누는 기준은 과학이었다. 과학적 사고와 기술 혁신에서 나타난 자신들의 우월성을 통해 상대를 바라봤고, 서양 우위의 이데올로기적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