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해서 좋은 권력제849호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부자 아파트에선 달그락거리는 철가방 대신 얌전해 보이는 목조 가방 안에 중국집 자장면이 배달된다는 사실을. 동네에 따라 사물은 표정을 바꾼다. 표정만? 아니. 디자이너의 사무실과 공장을 나오는 순간 사물은 예상했던 틀을 넘어선다. 쓰임새도 위치도 모두 바뀐다....
생명경시 시대를 향한 탄원서제849호 구제역 얘기다. 지금까지 300만 마리가 넘게 파묻혔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나. 첫째, 더 싼값에 더 많은 고기를 먹겠다는 인간의 욕망(주요 육류 소비량은 2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둘째 동물을 대규모로 사육하고 도살하는 이른바 ‘공장식 축산업’의 전면화(그 탓에 구제역은 빠른 속도로 ...
새책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1~5권〉외제849호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1~5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웅진지식하우스(02-3670-1174) 펴냄, 각권 1만8천원 출판시장에서 한국사를 꼼꼼하게 정리한 교양서는 세계사나 그리스·로마 신화 등을 말하는 책보다 그 수가 적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 식견을 깊이 하겠다 마음먹은...
조선 여인 만인보제849호“자네 항상 내게 이르되, ‘둘이 머리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나하고 자식하며 누구에게 기대어 어찌하여 살라 하고/ 다 던지고 자네 먼저 가시는가?/ 자네가 날 향해 마음을 어떻게 가졌으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떻게 가졌던가?/ ...
소녀시대 인기에 숨은 비밀제849호1984년 일본에서 ‘쇼조다이’(小女隊·소녀대)라는 이름의 3인조 걸그룹이 〈少女隊PHOON〉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했다. 소녀대는 198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결성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3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쇼넨다이’(小年隊·소년대)의 ‘걸그룹 버전’이었다. 국내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
익숙한 세계에서 태어난 이상한 괴물제849호안 그럴 것 같으면서도, 발레 영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발레 전문가들을 만족시키는 영화는 더욱 어렵다. 의심이 된다면 지금까지 나온 발레 영화들을 보라. 아마 만장일치의 합격점을 받는 영화는 파월과 프레스버거의 걸작 <분홍신> 정도일 것이다. 그 뒤로 가면 초라해진다. 국내에서는 ...
‘현재진행형’ 거장들의 왕림제849호‘내한공연’이란 말을 들을 때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밴드가 하나 있다. 영국의 프로그레시브록 밴드인 유라이어 힙이다. <솔즈베리>(Salisbury)와 <더 매지션스 버스데이>(The Magician’s Birthday) 같은...
‘60억명 중 1명’으로 돌아가는 ‘60억분의 1’ 사나이제849호 ‘60억분의 1’로 불린 인류 최강의 사나이가 무너졌다. 2월13일 미국의 종합격투기 스트라이크포스 무대에서 표도르 에멜리아넨코가 안토니우 시우바에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6월 파브리시우 베우둠에게 당한 패배에 이어 두 번째 겪는 패배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격투 스포츠 무대에서 지는 것이 어울리지 ...
런던에선 돈 쓸 일이 없다제848호‘지와 다리오’의 남미 여행기가 끝나고 이번호부터 무대가 유럽으로 옮겨간다. 편집자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다리오는 인도 여행을 함께한 친구 카를로스에게 연락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그는 지하철역까지 마중 나왔다. 카를로스는 브릭스턴에 있는 ‘스&#53123;하우스’(...
수많은 연속 동작, 길라임은커녕~제848호익스트림 마셜아츠 첫날은 무술 수업으로 시작됐다. 원래는 월요일에 하는 공중기 수업부터 할 계획이었는데, 너무 겁이 나서 시작도 하기 전에 하루를 빼먹었다. 죄송한 마음에 가자마자 얼른 도복을 입고 나오니 사범님이 앞으로 나오라 하셔서는 손수 흰 띠를 허리에 매주신다. “○○, 소매 걷어” 하니 앞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