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놓아주세요제884호 생후 20개월 된 딸을 둔 이수진(29·가명)씨는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새 글을 체크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임신 초기에 부족한 육아 정보를 얻으려고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아이의 사소한 반응 하나도 모두 검색해볼 정도로 의존하게 됐다. ‘아이를 남의 말대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소녀들의 야동, 야오이제884호 동인녀 문화(또는 동인 문화)라는 게 있다. 아이돌·만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상품을 ‘동성애’ 코드로 재배치해 팬들이 2차 저작물(‘동인물’ 또는 ‘야오물’)로 재창작하거나 이를 탐닉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대개의 경우, 성적 욕망의 주체가 여성(‘동인녀’ 또는 ‘야오녀’)이고 동성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드라마를 담아 벌처럼 쏘다제884호 변덕이 심한 내가 좀처럼 싫증 내지 않는 취미는 심야영화다. 밤 혹은 새벽에 함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어딘가 느슨하게 풀려 있어서,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나올 때가 많은 것이 재미있다. 얼마 전 <리얼스틸>을 볼 때는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쳤다. 로봇 격투기 대회에서...
‘우생순’, 런던에서 다시 한번제884호핸드볼은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다. ‘한데볼’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런데 요즘 핸드볼계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여자핸드볼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내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남자핸드볼 대표팀도 역사적인 핸드볼 전용 경기장에서 런던을 향해...
여성주의 이슈 모은 ‘여성민우회 11월 토론·문화제’ 등제884호기꺼이 논쟁 한가운데로 뛰어들다 여성주의 이슈 모은 ‘여성민우회 11월 토론·문화제’ 숨어 있던 여성주의 이슈가 한꺼번에 고개를 들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진행하는 11월 토론·문화제에서 꺼내든 여성주의 관련 주제들은 주목할 만하다. 10월27일 진행한 토론회 ‘당신이 생각하는 낙태는 없다’에 ...
새책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등제883호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틸 뢰네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추수밭(02-546-4341) 펴냄, 1만5천원 게으름과 졸음증에 시달렸던 이들에게 과학적으로 위로를 전하는 책이 나왔다. 독일의 시간생물학자 탈 뢰네베르크는 모든 생명체의 몸속에 ‘생체시계’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간...
[알림] 10월31일 밤까지 기다리겠습니다제883호 힘주어 손을 말아 쥐고 걷다가, 문득 멈춰섭니다. 1년이 다 되어간다고 하네요. 벌써? 멈춰서 뒤를 돌아봅니다. 열심히 걸었는데도 그렇게 멀리 온 것 같지 않네요. 멈춰선 김에 주먹을 쥐었던 손을 펴봅니다. 이 손이 고생을 많이 했네요. 사람을 만나 손을 내밀어 인사하고, 누군가의 어깨를 매만지고, ...
그를 향한 연서제883호 미리 밝히건대, 이 기사는 도저히 객관적으로 쓸 수가 없다. 지난봄부터 올해 봄까지, 사무실에서 거의 마주 보고 앉는 바람에 생기지 않아도 될 애증의 감정이 싹튼 사람이 책을 냈는데, 이 지면에 그 책의 리뷰를 써야 한다. 제목은 <정당한 위반>(철수와영희 펴냄). 2008년 봄부...
요리의 탄생, 인간의 혁명제883호 한 인터넷 서점의 검색창에 ‘요리’라는 단어를 넣으니 모두 1만5921건의 국내외 서적 등이 검색됐다. 많은 수일까? 비교 삼아 세상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다른 단어들을 집어넣어봤다. ‘인권’ 682건, ‘자유’ 4382건, ‘평등’ 207건. 단순 비교할 수 있는 차원은 아니지만,...
과거로 접속하는 코드제883호 더 명랑해진 ‘너의 의미 2’를 위해 소도시에 거주하는 ‘빗자루 장인’을 만나러 갈 채비를 하던 나는 빗자루에 평생 몰입해온 장인 대신, 거리 곳곳에 있는 빗자루를 수없이 목격하는 헛된 수집에 한동안 몰두했다. 거리와 건물 사이사이에서 빗자루를 찾아보는 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러는 사이 녹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