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기적에 취하다제886호 홍익대의 밤거리는 정말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약속 장소로 많이 잡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사람들에게 뒤엉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다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해도 빽빽한 사람들 틈에서 약속한 지인을 찾는 건 어렵다. 그러니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헤어졌던 이산가족을 만난 ...
만화 <심야식당>의 ‘고양이 맘마’제886호 당분간이긴 하지만, 식구가 하나 늘었다. 요즘 온 마음이 이 아이에게 쏠려 있다. 시인 황인숙의 1984년 데뷔작에 나오는 것만 같은 아이다. “이다음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윤기 잘잘 흐르는 까만 얼룩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사뿐사뿐 뛸 때면 커다란 까치 같고/ 공처럼 둥글릴 줄도 아는...
땅!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제886호 공의 속도를 살리고 싶었다. 중앙 수비수와 우측면 수비수는 지나치게 폭을 넓히고 있었다. 우측면 깊숙이 서너 차례 침투하는 동작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던 것이다. 그 사이로 패스가 들어왔고, 그 속도를 살리면서, 공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 공의 속도와 더불어 터닝을 하여 문전으로 쇄도하고자 ...
마지막 투우사에게 건네는 위로제886호 지난 10월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누멘탈 투우 경기장에서 ‘마지막 투우 경기’가 열렸다. 카탈루냐 의회에서 지난해 동물학대 등을 이유로 금지법을 통과시켜, 내년부터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투우 경기가 전면 금지된다. 에콰도르 등 스페인 식민통치를 경험해 투우를 즐기는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도 투우를 금지...
트위터에 굿바이를 고하는 사람들제886호 태초에 인터넷이 있었다. 그러고는 구글이, 그 뒤에 트위터가 창조되었다. 트위터의 소통 구조를 알아보려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제작 및 분석 업체인 MSA파크사의 이승경 기획실장과 통화했다. 트위터 분석사들의 현황을 듣는 짧은 통화였다. 통화가 끝나고 이승경 기획실장이 돌연 전자우편을 보내왔다. ...
새책 ‘철학의 시대’·‘관중과 공자’ 등제886호 철학의 시대·관중과 공자 강신주 지음, 사계절출판사(031-955-8558) 펴냄, 각 1만5천원 ‘현장 철학자’ 강신주가 철학의 슈퍼스타들과 함께 돌아왔다. 저자는 “제자백가의 사상은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시도한 결과”라는 확신 아래 2500년을 가로지른...
희망버스 동승 사진기자들의 사진전 ‘사람을 보라’ 등제886호희망의 단서가 된 사진들희망버스 동승 사진기자들의 사진전 ‘사람을 보라’ 300일 넘도록 부산 영도의 앞바다에서 카메라는 높은 곳을 향했다. 높은 곳에서는 침묵이, 땅에서는 분노의 함성이 높았던 세월이다. 사진집 <사람을 보라>는 희망버스에 동승했던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담긴 희망버스의 순간...
지상을 떠난 거인제886호1970~80년대 꼬마들에게 무하마드 알리는 거인이었다. 아이 한 명의 몸통만 한 근육에서 나오는 펀치는 더 이상 지구인의 것이 아닌 듯했다. 그 알리를 때려눕힌 복서가 있었다. 1971년 3월8일 미국 뉴욕의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세계권투평의회(WBC)·세계권투협회(WBA) 통합 헤비...
명품 조연의 비애제885호 “오정세가 요즘 대세입니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도대체 오정세가 누구야?’ 2009년 아침 드라마를 끝으로 연기에서 잠시 떠나 있던 나는, 그사이 대중문화에 문외한이 돼 있었다(그래도 아이유와 소녀시대는 안다). 오정세는 데뷔 9년차인 명품 조연 배우다. ...
꿈의 이상형을 만난다는 것제885호 최근 가장 즐겨 보는 드라마는 SBS <뿌리 깊은 나무>다. 이 드라마는 ‘시대적 배우’ 한석규의 16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사실로도 큰 이슈를 모았다. 청년 세종 역의 송중기는 한석규라는 대배우의 아역이라는 부담감에 잠도 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방송 뒤 송중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