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 가드를 기다리며제887호 딱 10년 전 이맘때다. 2001년 늦가을, 프로농구 팬들은 ‘천재 가드’의 출현에 흥분했다. 그의 별명은 ‘매직핸드’. 뒤에도 눈이 달렸다는 농담을 할 만큼 상대 수비를 현혹시키는 마술 같은 패스가 일품이었다. 예측을 불허하는 감각적인 어시스트와 고정관념을 깬 창의적인 공간 활용은 한국 프로농구를 ...
새책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등제887호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희정 지음, 아카이브(070-7842-9423) 펴냄, 1만4천원 한 작업장에서 일하던 이들이 비슷한 때에 백혈병과 림프종에 걸렸다. 특정 공정, 특정 라인에서 유달리 질병자가 많이 나왔다. 삼성전자·반도체에서 일하다 불치병에 걸려 투병 중인 ...
농촌의 따뜻한 풍경 담은 강재훈·성남훈의 사진전 등제887호농부의 눈으로 보는 흙의 노래농촌의 따뜻한 풍경 담은 강재훈·성남훈의 사진전 ‘신농가월령’전심는 손길이 정성이라면 거두는 손길은 감사다. 11월2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서 열리는 ‘신농가월령’전에선 농부의 손길을 오롯이 담은 사진 136점이 전시된다. <한겨레> 사진기자인 강재훈과...
지구 종말이 온다는 상상제886호 20세기 말 수많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1999년 종말론이 무사히 넘어가자 이번에는 2012년 종말론이 득세하고 있다. 마야의 달력, 노스트라다무스의 새로운 예언, 주역과 웹봇의 예측까지 동원해 종말의 공포를 안겨준다. 개인의 가장 큰 공포가 죽음인 것처럼, 인류에게는 종말이 가장 큰 ...
마지막 사랑은 누구와?제886호<천일의 약속> 김래원은 결혼을 파기하고 수애를 지키러 나섭니다. 앞서 <여인의 향기>에서 이동욱은 김선아를 직접 돌보는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이지요. <완전한 사랑>에서는 김희애가 죽은 지 얼마 안 돼 차인표도 죽습니다. 당신이 마지막 연애를 한다면 ...
타고난 우아함, 익숙한 위엄제886호 언제부터인가 한국 관객은 탕웨이를 우리나라 배우처럼 받아들이게 됐다. 이상하지만 이해되는 걸 어찌하랴. 탕웨이는 현빈과 함께 한국 영화를 찍었고, ‘현빈 왔숑!’ 같은 유행어도 할 줄 알고, 텔레비전에서는 스마트 TV와 화장품 광고를 한다. 얼마 전 임수정과 함께 찍은 화장품 광고는 탕웨이의 목소...
예스, 셰프! 장맛은 통했다제886호 “이 순간은 1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꿈만 같은 순간입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2시간 동안 두 스타 셰프의 창의적인 실험실을 구경하게 될 겁니다.” 미식행사 ‘서울고메 2011’의 자문을 맡은 장피에르 가브리엘이 ‘스타 셰프 마스터 클래스Ⅱ’ 행사에 앞서 던진 말이다. 이날 스타 셰프들의...
문자공화국 시민의 필수품제886호 다섯 살 큰아이의 첫 유치원 수업 날, 선생님이 물었다.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딸은 주저 없이 답했다. “가방, 친구.” 한참 전 미국 뉴욕 출장길에 구입한 이름 없는 갈색 가방. 가방끈은 짧다. 자체로 제법 묵직하다. 가방에 늘 담고 다니는 것들이 있다. 몰스킨 노트 한 ...
다른 좌파를 상상하라제886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을 발표했다. 그의 몰락은 어린이 성매매 추문 때문도, 비민주적인 정치 운영 때문도 아니었다. 그를 꿇어앉힌 것은 얄궂게도 재정위기의 여파로 불어닥친 이탈리아 경제위기였다. 그의 도덕적 결함에 관대했던 이탈리아 사람들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건 용인하기 힘들었던 것…
돌도 꽃도 사람도 소중하다제886호 기자의 주머니 안에 언제나 수첩과 펜이 있다면, 그의 주머니 안에는 언제나 손바닥만 한 화첩과 펜이 들어 있다. 말하자면 그는 언제나 그림 그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는 이젤을 펴고, 너른 도화지를 펼치고, 물감을 짜고, 붓을 고르며 그림을 그리기보다 시시때때로, 손바닥에 펼친 수첩에, 손에 잡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