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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마지막 사랑은 누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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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7 20:2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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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약속> 김래원은 결혼을 파기하고 수애를 지키러 나섭니다. 앞서 <여인의 향기>에서 이동욱은 김선아를 직접 돌보는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이지요. <완전한 사랑>에서는 김희애가 죽은 지 얼마 안 돼 차인표도 죽습니다. 당신이 마지막 연애를 한다면 박력형 김래원, 다정형 이동욱, 순애보형 차인표 중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김래원
A1. 연애를 한다니, 그런데 ‘마지막’이라니. 감기약 주고 신종플루 주는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하는 내가 왠지 슬퍼지는 11월이다. 어쨌든 나는 관대한 여성이므로 <완전한 사랑>의 자발적 순장 대신 ‘3년간 수절’이나 <천일의 약속>의 파국적 파혼 대신 ‘당분간 연기’ 정도로 정리하겠다. 그리고 이왕 떠날 몸,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려면 <여인의 향기>에서처럼 함께 좋은 추억이라도 많이 남기고 싶다. 물론, 하드디스크 파기만큼은 마지막까지 나 혼자 져야 할 짐이겠지만. 최지은 <10아시아> 기자

A2. 나이가 드나 보다.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가 죽은 뒤 차인표가 뒤를 따랐다니까 바로 “애들은 어쩌고”가 튀어나온다. 그래서 탈락. <천일의 약속>은 볼 때마다 김수현은 드라마 신이란 생각이 들지만, 아무래도 김래원은 너무 유식하다. 오페라 <나비부인> 이런 주제로 연애하다가는 만성두통에 시달릴 듯. 그래서 <여인의 향기> 이동욱으로 낙점했

이동욱
다. 그야 원하지 않겠지만 내 맘. 김소민 <한겨레> 기자

A3. 다정도 병이라지만, 강지욱처럼 다정하다면 그걸 병으로 보기는 힘들 터. 솔직히는, 강지욱이라는 캐릭터보다 이동욱이라는 남자가 더 매력적이다. 믿음직한 목소리와 촉촉한 입술, 섹시한 턱선, 베일 듯한 콧날과 유럽풍 눈매, 큰 키와 조각 같은 근육을 가진 이 남자, ‘진짜 남자’ 느낌으로 설레게 한다. 더 솔직한 마음은, 원래 건어물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연애한 지 오래 돼 누구든 찔러만 주면 넘어갈 기세. ㅠㅠ. 조혜정 기자

A4. 마지막 연애를 할 때도 취향은 살아 있을지 그것이 궁금하다. 짧은 대사로 묵묵히 수애 곁을 지키는 김래원은 더없이 믿음직하지만, 어쩐지 올리브유에 마가린 비벼먹는 듯한 느낌은 전적으로 개인 취향 탓이다. <여인의 향기>에서 이동욱은 이렇게 말했다. “나를 통해 세상을 보세요. 그럼 다시 살고 싶어질 테니까.” 나는 답했다. “네.” 남은주 기자

차인표
A5. 마지막 사랑만큼은 마음 졸이고 싶지 않다.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나쁜 남자, 몸 좋은 남자, 돈 잘 버는 남자와의 ‘간 보기 작전’을 마지막까지 할 수는 없잖아. <여인의 향기>의 이동욱처럼 언제든 다정다감한 그가 필요하다. 여자 마음속 무한 신뢰의 시작은 언제나 다정다감에서 시작되니까. <천일의 약속> 김래원이 마침내 ‘지고지순행’ 기차를 탔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모습엔 우유부단의 세포가 많이 잠복해 있으니 거부. <완전한 사랑>의 차인표는, 그래도 가장인데 남은 가족은 어쩌라고.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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