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은 네가 먹은 것을 알고 있다제888호 만난 지 9년 되는 ‘주말에 만나는 남자’와 매 주말 식도락을 즐겨왔음에도 그는 내 입맛을 꿰지 못한다. 20년 넘게 같은 식탁에서 젓가락을 부딪혀온 가족도 해를 지나며 미세하게 변하는 내 입맛을 간파하지 못한다. 백영옥의 소설집 <아주 보통의 연애>(문학동네 펴냄)의 ...
종이 울리고 여자는 주먹을 날렸다제888호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링은 아직 조용했다. 지상에서 높이 1m, 로프 4가닥으로 둘러진 25㎡ 사각지대를 링이라 부른다. 링에서 난타전이 벌어질 때 사람은 존재가 아니라 힘이다. 그러나 ‘한국 아마추어 복싱 국가선발전’을 이틀 앞둔 11월16일, 선수들은 아직 링 밖에 있었다. 1...
우리의 간판스타가 되어주오제888호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프로스포츠에서 구단의 독점계약권에 묶이지 않고 자유로이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선수를 가리키는 용어다. 프로스포츠는 독특한 산업이다. 이 산업의 ‘신입사원’들은 자유롭게 직장을 선택하지 못한다. 프로야구의 경우 9개 구단은 드래프트, 즉 ...
매니저 양반들이여, 제발!제888호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0가지’ 따위의 목록을 만든다고 해보자. 아마 ‘아마추어 야구팀의 매니저 되기’가 꽤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다. 이유는? 내가 팀의 일원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그렇다면 30년 동안 그 일을 하지 못한 이유는? 여기서 잠깐 만화 H2나 &l...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등제888호시네필의 기운이 충만한 영화들칸 수상작 등 수준 높은 예술영화 상영하는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올해 칸영화제의 빛나는 작품들이 한국 땅을 찾는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타는 소년>,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핀란드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
새책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등제888호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문재인·김인회 지음, 오월의봄(070-7704-5018) 펴냄, 1만7천원 참여정부에서부터 검찰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가 검찰개혁과 관련해 목소리를 모았다. 검찰권력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국민...
너에게 사탕을 줄게제888호 나는 하마터면 15년 만에 만난 보은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놓쳐버릴 뻔했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한 나는 언제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성이는 홍익대 앞 길거리 편의점 앞을 두리번거리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내려고 가방을 뒤져 휴대전화를 찾기 시작했다. 스팽글이 달린 ...
랩탑제888호 1. 무릎이 뜨겁다. “타다다닥.” 노트북 배터리가 없어서 필기를 하지 못했다. 휴대전화로 녹음한 강의를 입력한다. ‘CEO 특강’이라는, 매주 유명 기업의 오너나 임원이 나오는 강의다. 그냥 시간표는 비는데 딱히 넣을 과목이 없어서, 라기보다는 시험도 없고 그래서 학점도 상관...
사회적 무의식이 고인 손바닥들을 읽다제888호 <한겨레21> 제3회 ‘손바닥 문학상’ 수상작이 선정됐습니다. ‘큰 손바닥’ 부문에서 김정원씨의 <너에게 사탕을 줄게>가 당선작으로 선정됐고, 이보리씨의 <인형의 집으로 어서 오세요>와 이도원씨의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 가작으로 ...
초대형 대호가 간다제888호국보급 ‘야구 문화재’는 일본으로 갈 것 같다. 롯데 이대호의 일본 오릭스행이 굳어지고 있다. 몇몇 스포츠신문에 알려진 대로 2년간 7억엔(약 105억원)을 받는다면, 국내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 대우에 해당한다. 롯데는 이대호를 붙잡으려고 11월19일 협상에서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