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입장과 숨겨진 진실제883호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가족극이자 법정영화다. 첫 장면부터 이혼 문제로 판사 앞에 선 부부 모습이다. 딸의 장래를 위해 이란을 떠나 서구로 가고 싶은 아내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셔야 하기 때문에 갈 수 없다는 남편. 요약하면 간단하지만, 영화가 이를 통해 제시하는 것은 두 사람...
개인적이면서 우주적인제883호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에게 주어졌다. 1931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20대 초반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60년째 시인으로 살고 있는 분이다. 해외 언론에서는 노벨위원회가 자국의 시인에게 상을 준 것에 시비를 거는 의견들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복지’ 앞에 ‘망국적...
가혹하고 공정한 부비트랩제883호 많은 분들이 와잎을 궁금해한다고 남편 ×가 말했다. 정작 × 기자는 누군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는 살찐 볼살을 실룩거렸다. 당연하지~, 너 같으면 너를 궁금해하겠냐? 그래서 인사드린다. 내가 그 와잎이다. 반갑다. 통성명이라도 하고 싶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입이 근질거려...
‘게이들의 행복한 노래와 춤’ 등제883호게이들의 행복한 노래와 춤 남성 동성애자 코러스 모임 ‘지보이스’ 정기공연 영화 <종로의 기적>에선 한 남성 동성애자가 게이 코러스 모임에서 활동하며 인생의 가장 즐거운 시기를 누리는 광경이 나온다. 동성애자 친구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행복한 얼굴을 만나는 자리가 열린다. ...
글쟁이의 검은 에너지원제883호 헌터 톰슨이란 분이 있다. 1960년대 중반 책 한 권 내셨다. 나 같은 기자였다. 당시 미국에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이라는 폭주족이 이슈였다. 20~40대들이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떼로 다니셨다. 민소매 가죽 재킷에 청바지, 부츠 패션의 원조 되신다....
17년의 기다림, 동지가 되어 돌아오다제883호 “사람 좋으면 꼴찌.”(Nice Guys Finish Last.)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명언으로 꼽히는 이 말을 처음 한 사람은 리오 듀로셔(1905~91)다. 1920년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한 그는 2루수와 유격수로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보냈다. ...
이방인이 되어본 적이 있나요제883호 여자는 공감의 동물이다. 이 명제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화에서는 물론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자신과의 개인적 연결고리를 찾는 그녀들과 공감하며 재재거리는 것이 칼럼을 시작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공감과 감정이입을 원동력으로 삼는 프로그램은 단연 서바이벌 오디션이다. ‘악마의 편…
시대가 우리에게 보낸 코미디제883호 TV에 사회풍자 코미디가 다시 돌아왔다.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표주자다. 두 코너 모두 첫 방영부터 폭발적 반응이 나왔다. ‘사마귀 유치원’의 2회 ‘국회의원’ 편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코미디언 최효종이 말하는 국회의원 되는 법을...
내가 바로 아시아 프린스다제883호 얼마 전 종영한 ‘무릎팍 도사’는 거나한 유작을 남기고 유종의 미(?)를 거두셨나니, 그 업적이란 바로 장근석 구호 성공이다. 무릎팍 도사님이 5년 남짓 동안 행하신 기적 중에서도 이 아름다운 청년을 수백만 안티의 수렁과 나락에서 구원하사, 울트라 하이퍼 게이지 에네르기의 원천으로 다시 나게 하심은 단연코 으뜸...
신은 가카를 축복할지라도제883호 ‘즐거운 혁명’은 촛불광장 이후 등장한 예술, 혹은 그 비스무리한 것들을 생산해서, 조용히 이끼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도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신통한 재주를 지닌 새로운 운동 주체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은 두리반, 희망버스, 두물머리, 4대강 현장, 명동 재개발구역에서 번쩍번쩍 나타나 장소의 성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