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그렸소제911호 한 번도 보지 못한 걸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두 눈으로 혹은 실눈을 떠서라도 본 적이 있는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에 대해 말할 때의 상태는 천지 차이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독일 출신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라면 어떨까. 터럭 하나도 놓치지 않았던 정교...
저 달에 가고 싶다제911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영상이 가짜라는 음모론자들의 주장. 황당하기는 하지만 음모론에도 몇 가지 층위가 있다. 아예 달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은 넘어가도 된다. 그럴듯한 주장 하나는 달에 착륙한 영상을 송수신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미리 달 착륙 영상을 찍어놨다는 것이다. 체제의 우월함을 선전하기...
강용석 죄는 모욕죄 아닌 혐오죄다제911호 지난해 8월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용석 당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러분은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나는 그럴 수 없다’는 마음을 품은 건 새누리당 김형오 의원만은 아니었다.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은 134명의 반대로 제명안은 부결됐다. ...
한국계 미국 이민: 자서전 작가 등제911호워크: 열심히 일하면 어디까지 올라갈까? 크림싱크 지음, 박준호 옮김, 마티(02-333-3110) 펴냄 1만5800원 요리사는 집안 요리는 하지 않고 낯선 이의 요리만 해준다. 여자는 자기 아이는 놔두고 부잣집 아이 보모 노릇을 한다. 활동가는 힘들었던 하루를 마치고 들어...
이명박이 누구였더라?제911호처음엔 토니 블레어 차례였다. 그다음은 조지 부시였다. 그리고 이제, 니콜라 사르코지가 사라졌다. 20세기 말부터 21세기의 첫 10년을 지나오는 동안, 세계 무대를 뒤흔들던 ‘스타’들이 줄줄이 은퇴를 했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 이라크에서 이들이 벌이던 눈먼 전쟁도 그예 끝나지 않았던가. ...
발레리나 강수진 내한공연 <까멜리아 레이디>제911호택시기사가 목격한 서울 류지완·무키 등 젊은 음악가와 협업해 완성한 ‘부초의 초소’전 택시는 이 도시를 어떻게 바라볼까. ‘부초의 초소’전은 택시에 설치된 카메라에 저장된 화면을 통해 도시 속 삶의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전시는 서울에서 30년간 택시 기사로 살아 온 L씨가 도시의 ‘초병’이 되어...
아프냐, 나도 너무 아프다제911호 몰랐다. 귀여워할 줄만 알았지 곤란이 몸이 노래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다. 잘 자는 줄만 알았지 기력이 없어서 몸이 처지는 것인 줄 몰랐다. 곤란이가 태어난 지 일주일 되던 날, 전날 다녀온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기의 황달 수치가 ‘20.2’로 너무 높다고 했다. 어서 소아과에 가서 ...
돼지고기 삶는 시간제911호 “버스에서 내려 집을 향하여 걷다가 마음을 바꾸어 슈퍼마켓이 있는 길 건너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평소 같으면 토요일에 일주일치 장을 봐다가 냉장고 안에 재워놓고 한 주일을 야금야금 파먹곤 했어요. 오늘은 수요일, 그런데 갑자기 장을 보러 갈 마음이 생겼어요. 배추 한 통과 파 한 단 그리고 돼지고기 600...
에닝요는 한국을 사랑하지 않아서 안 돼?제911호브라질 국적 에닝요 선수(31·전북 현대)의 ‘귀화 추진’이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이 절실히 원했고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나,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반대 의견 표명 때문에 일단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결과 여부를 떠나서 이 논란은 순혈주의 전통이 강…
농구와 미소, 고맙습니다제911호 얼마 전 인생 전체가 이리저리 꼬였다는 느낌에 며칠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의욕을 되찾으려고 꺼내든 것이 <슬램덩크>였다. 처음 읽는 책인 양 푹 빠져들다 보니 강백호의 건달 친구인 양호열이 새삼 멋지게 느껴져서 페이스북에 ‘양호열이 내 마음을 훔쳤다’고 글을 올렸다. 내 또래의 페북 친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