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경기동부로 알면 큰일제912호 한때 나는 가위손이었다. 가위를 든 오른손은 촌스럽게 싹둑싹둑 가위질을 하지 않았다. 가위 날의 적절한 각도를 유지한 채 부드럽게 포장지를 밀치며 갈라나갔다. 김연아의 스파이럴 동작을 떠올리면 되겠다. 잘 빠진 두 다리의 부드러운 각도가 얼음판과 관객을 지배하듯, 나의 가위질은 포장지와 서점을 찾은 손님...
런던에서 조호성, 김현섭의 눈물을 보고 싶다제912호 런던올림픽 금메달 유망 종목은 많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은커녕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사이클의 조호성(38·서울시청)과 경보의 김현섭(27·삼성전자)이다. 조호성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사이클 스타였다. 1999년 월드컵 시리즈 포인트레...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제912호 지난 5월12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역사적인 인저리 타임 역전골로 맨체스터 시티가 44년 만의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경기장으로 쏟아져 들어온 팬들은 ‘Not in my lifetime’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흔들었고, ‘2012. 5.12. I’ve been...
사랑이란 땅바닥에 수없이 머리박기도 하는 것제912호 프랑스 파리 중심의 한 교회. 훤칠한 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의 미녀가 햇살 아래로 걸어나왔다. 촘촘한 레이스 장식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노랑색 장미 부케를 들었다. 곁에는 까만 생머리, 날카로운 눈매, 다부진 체격의 동양 남자가 검정색 양복 차림으로 서 있었다. 하객들은 쌀을 던지며(다산과 부를 기원하는 유럽의…
이주의 트윗- 12년 만에 귀환한 <디아블로3> 열풍제912호 어차피 아이들은 어른이 된다 <디아블로> 세대지만 <디아블로> 잘 못해서 애로가 많았던 이의 충고 혹은 고충 @Chocoberryp <디아블로>를 한 번도 안 잡아본 남자는 많다. 하지만 &...
보수의 중심에서 민중언론 세우다제911호 5월9일 대구 경북대 앞 커피점 ‘희루’. 저녁 6시에 보기로 한 두 사람은 7시가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옆자리에선 경북대생으로 보이는 20대들의 토론이 한창이었다. “국방비 삭감하고 4대강 같은 토목사업에 낭비하는 돈만 줄여도 복지 확대가 가능하다니까.” “복지예산 늘린다고 그 돈이 고스란히 서민...
여수 밤바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제911호전남 여수는 사람을 부르는 도시였다. 1990년대 청춘들은 어느 소설의 첫 문장 “여수, 그 앞바다의 녹슨 철선들은 지금도 상처 입은 목소리로 울부짖어대고 있을 것이다”에 매혹돼 여수행 기차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소설 속 자흔이 내뱉은 “여수항의 밤 불빛을 봤어요? 돌산대교를 걸어서 건너본 적 있어요? 돌산도 ...
작품을 줄 테니 쌀을 다오제911호 지난 5월6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카페 같은 장터가 열렸다. 물건 파는 상인들의 옷차림새부터 예사롭지 않다. 화사한 원피스에 커다란 분홍색 꽃을 머리에 꽂은 이들은 장터에서 열릴 무대에 오르려나 했더니 알고 보니 손으로 만든 액세서리들을 팔려고 왔단다. 모시 원피스 차림의 미술작가 달분씨는 한복 ...
마음을 빼앗아간 ‘최강 민낯’제911호 세상에는 절대 버릴 수 없는 직업이 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연예인과 정치인이죠. 왜? 박수를 잊을 수 없고, 환호를 지울 수 없고, 대접을 뿌리칠 수 없어서랍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은 늘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요. 그들 말고는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을 만치 우리 삶이 권태롭거든요. 영애씨! ...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하다제911호이효리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때, 자신이 변하게 된 계기로 정신과 상담을 이야기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며 “효리야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힐링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