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과 극단의 첨단제911호 극단적인 도시. 그러나 그 극단적인 것이 아름다운 도시. 한쪽에는 100층은 가볍게 넘어 보이는 마천루가 홍콩섬의 좁은 길을 따라 빽빽이 늘어서 있다. 그러나 그 100층 높이의 빌딩을 지을 때 여전히 홍콩은 대나무로 ‘아시바’를 쌓는다. 건축 일을 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꼭 그래야 하는지는 ...
‘마음대로’ 결혼식과 ‘즐거운’ 장례식제910호당신의 결혼식, 당신의 장례식. 생이 명멸하는 이 중요한 순간에 당신을 알아보기 어렵다. 나 지금 웃고 있니? 내 표정만큼이나 당신의 표정도 읽히지 않는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규격화된 소비 방식을 택한 우리가 치러야 할 당연한 대가인가. 그러나 자기 삶의 중요한 절차를 새롭게 재구성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
모든 생은 기록될 가치가 있다제910호모든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재미없는 드라마는 있어도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겪는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라 하더라도, 생의 역정은 모두 개별적이다. 나의 삶과 너의 삶이 다른 까닭이다. 그래서 “모든 인생은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 글쓰기 훈련 뒤 누구나 저자 되도록 ...
주꾸미 살 찔 때가 언제인지 아나요제910호한국인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정보를 방송과 신문에서 얻는다. 특히, 방송이다. 음식 방송, 무지하게 많다. 교양정보부터 연예오락 프로그램까지 온통 먹는 것 얘기다. 음식 방송이 왜 이리 많은지 방송 제작자에게 물으면 대답은 한결같다. “일정한 시청률을 확보해준다.” ‘일정한 시청률’이란 음식...
상상 속 환상의 커플제910호 Q. 달달한 로맨스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히트 코드일 겁니다. 당신이 꼭 맺어주고 싶은 두 사람은 누구입니까? A1. “이제 한 명만 골라.” “싫어.” 일곱 남자 중에 하나도 포기 못하는 ‘멘토스 레인보우’ 광고의 욕심쟁이 데이트 여성. 그녀에서 소개해주고 싶은...
뉴아이패드로 엿본 애플의 야심제910호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가 베일을 벗었다. 그런데 어라? 아이패드3가 아니라 ‘뉴아이패드’다. 이 ‘신상’은 아이패드2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다. 얼마 전 아이폰5를 기대하던 이들에게 아이폰4GS를 갖다 밀었던 것처럼, 애플은 획기적인 변화 대신 기존 제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품을 내놨다. 실망해야 할까, 아니면 ...
청춘의 똘기가 오롯이제910호 이번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4명을 배출한 나의 출신 고교는 지역에서 꽤나 알아준다는 비평준화 명문 고교였다. 본수업 시간보다 1시간 빠른 0교시 수업은 물론 야간 타율학습은 밤 12시까지 계속됐고, 주말에도 선택권 없이 학교에 나와야 하는 일련의 ‘교육행위’가 모범적으로 지켜지는 곳이었다. ...
못 참겠어, 진지함에 대한 진지함제910호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또 존경하는 어느 선생님을 추모하기 위한 밤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20여 명이 참석했고, 고인을 존경하는 분들로 이루어진 모임의 회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제사를 지내고 장소를 옮겨 술과 음식을 나누는 자리에서 이 두 그룹은 자연스레 떨어져 앉게 된다. 처음에는 별 ...
미국화한 문화의 유일한 ‘갑’제910호이명세 감독이 <미스터K>를 찍는 와중에 해고됐다. 이명세 감독의 ‘해고’ 원인은 애초에 제시한 시나리오와 찍어온 필름이 달라서였다(대사가 있어야 하는 장면에서 없었다고 한다). 충무로에서 도는 흉흉한 소문이던 이 소식을 전하며 영화평론가 김영진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충무로에선 감독이나 제작자가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