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따라 돌돌 말아 김밥제912호 지난주 한 누리꾼이 올린 김밥 사진에 잠시 포털 게시판이 떠들썩했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서 팔고 있다는 한 줄에 1만3800원짜리 유기농 김밥 이야기다. 물가를 알려주는 외국의 ‘햄버거 지수’처럼 김밥의 몸값이 그게 그거, 엇비슷한 줄로만 알았는데 천양지차다. 검은 김에 싸인 노동자의 ...
“악마의 편집? 안 보이는 곳이 더 매서워요”제912호통통통통, 칼이 도마를 두드린다. 치익, 맛있는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날것으로 조리대 위에 제각기 자리하던 고기며 채소가 불을 거쳐 희고 깨끗한 접시로 자리를 옮기더니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양 요리가 되었다. 침이 고인다. 5월18일 금요일 밤 10시, 올리브TV 요리 서바이벌 오디션 ...
도니도니, 돈까스만 팔고 있을래?제912호Q. 문화방송 파업이 100일을 넘기고, <무한도전>은 결방 14주를 넘겼습니다. 아아, 우리의 그리운 <무한도전> 출연진 중 가장 그리운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A1. 도니도니가 보고 싶다. 물론 노홍철도 좋고 하하도 좋지만, 정형돈이...
윤여정… 강하다, 너무 세잖아제912호 배우 윤여정은 한때는 고 김기영 감독의, 얼마 전까지는 김수현 작가의, 가끔은 노희경·인정옥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불렸다. 페르소나라는 말을 아무리 남용한들, 그의 작품 경력이 몹시 길다는 점을 고려한들, 한 배우가 이렇게 많은 창작자들의 페르소나일 수는 없는 법이다. 윤여정이 예전에 한 인터뷰를 ...
좋아하다뇨, 죽을 뻔했어요제912호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옛날부터 엄마는 자주 즐겨 점을 보곤 했다.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어느 날 오후 엄마는 집으로 커다란 꾸러미를 들고 돌아왔고, 급히 나를 불러 소지품 중에 빨간색 물건들을 모두 가지고 오게 했다. 불그스레한 핑크나 자주색에 가까워 딱히 빨강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는...
하늘이 아닌 한 사람제912호물리학을 전공한 1967년생 시인 김병호는(1971년생 동명이인 시인이 있다), 30년대의 이상(李箱) 이후로는 거의 처음으로, 이를테면 ‘이공계적 상상력’이 어떻게 시의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6년 만에 출간된 두 번째 시집 <포이톨로기>(20...
어차피 사랑은 모험인 것을제912호전세계 추리소설 팬들의 영원한 우상 ‘괴도 뤼팽’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1864~1941)의 미발표 유작이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그의 사후 7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이 독자와 조우하게 된 것이다. ‘뤼피니...
한 영혼이 자라면 온 세계가 성장한다 외제912호 서구 마르크스주의, 소련을 탐구하다 마르셀 판 데르 린던 지음, 황동화 옮김, 서해문집(031-955-7470) 펴냄, 2만3천원 1917년 볼셰비키혁명부터 현재까지, 소련을 대상으로 삼은 서유럽과 북미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논쟁을 역사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1...
전국 각지 불상의 손 촬영한 ‘부처님의 손’ 전시회 등제912호무대에 오른 ‘그을린 사랑’ 10·40·60대를 세 배우가 나눠서 주인공 ‘나왈’ 역 2011년 국내 개봉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그을린 사랑>은 연극이 원작이다.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가 쓴 이 작품은 전쟁으로 찢긴 땅에서 가족이 마주치는 충격적인...
새뮤얼 잭슨과 포식자의 민망한 결제 제912호 가로수길은 여전히 화사했다. 아시아 푸드 전문식당 생어거스틴에 도착한 얼굴 벌건 우리는 우아하게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와잎은 익숙한 솜씨로 주문했다. 현지인이구만.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몇 번의 동남아시아 여행에서 늘 현지인으로 오해받은 와잎이었다. 이윽고 인도네시아식 볶음밥인 나시고렝, 작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