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가 된 기생 그리고 ‘므흣’한 아이제913호 대상의 실체를 채 알 수 없을 때,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때 우리 눈은 반짝 빛나곤 한다. 연암 박지원이 중국 북경 천주당에서 본 성모 마리아상. 그는 이렇게 묘사했다. “그림에는 한 여자가 무릎에 5∼6세 된 어린애를 앉혀두었는데, 어린애가 병든 얼굴로 흘겨서 보니, 그 여자는 고개를 돌리...
‘허세’는 반드시 이루어진다제913호 ‘허세’라는 개념을 일상용어에서 쓸 때는, 작위적일 정도로 우아한 (정확히는 스스로 우아하다고 믿는 듯한) 취향이나 언변을 과도하게 내세우는 것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대중 장르문화, 특히 만화에서 허세 코드는 약간 다른 뉘앙스를 지닌다. 하나의 극적 하이라이트로서, 주요 캐릭터가 그간 진행된 ...
강준만, 안철수 지지 선언?제913호한국은 지금 ‘멘토의 전성시대’다. 예능의 대세가 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부터 ‘콘서트’라는 이름을 달고 진행되는 명망가들의 강연회까지. 멘토들이 멘티들에게 주는 멘토링은 차고 넘친다. 2011년 <강남 좌파>라는 책으로 강남 좌파 논쟁을 불러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신문방송학). 한국 ...
<덴동어미전> 외제913호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갈라파고스(02-3142-3797) 펴냄, 1만6천원 우파의 장기간에 걸친 정치조작에 초점을 맞춘 저자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미국 캔자스주를 중심으로 정치가와 풀뿌리 운동가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가난한 ...
작가그룹 ‘Bang & Lee’의 전시회 ‘넌제로섬 사회’ 외제913호고문 상징을 숲으로 남산 안기부 별관 터에서 벌이는 <인권 숲 콘서트> 시민들이 한가로이 산책하는 서울 남산은 과거 공포정치의 상징이었다. 인권재단 ‘사람’은 남산 안기부 터를 역사 현장으로 보전하고 이곳에 인권·평화의 숲을 조성하자는 시민청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재단은 5월3...
젖소는 어떻게 서 있었던 거냐제913호 나는 젖소를 상상했다. 푸른 들판에 듬직하게 서서 누가 밑에서 조물락조물락 젖을 짜든 말든 멍한 표정을 짓는, 젖소를 상상했다. 젖을 짜는 손놀림이 조금 거칠어도 전혀 아프거나 간지럽지 않은 평온한 느낌. 모유 수유는 그런 느낌일 거라고, 딱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따위 착각은 아기가 젖을 ...
티베트 여신이여, 구원을제913호 우리는 ‘인도 음식 알레르기’를 앓고 있었다. 대학 2학년 겨울방학, 친구들과 인도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가방에 라면을 챙겨넣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도착하자마자 먹은 인도식 백반 탈리는 좀 낯설었지만, 곧장 남들이 먹는 것을 곁눈질해 인도식 볶음밥이며 탄두리치킨, 다양한 종류의 ...
‘개념 경영’, 1위를 훔치다제913호야구해설가 양준혁은 5월23일 트위터에 이 팀에 대해 “제가 4강 후보라고 말은 했습니다만, 우승 후보인걸요”라고 썼다. 내분 사태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한 당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우리도 이 팀처럼 1등을 할 수 있을까”라고 한탄했다. 이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은 이날 서울 목동...
그것의 짧았던 전성기제913호 전신수영복은 아마도 스포츠사에서 가장 큰 이변을 만들고, 가장 빠른 속도로 퇴출된 물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전신수영복은 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려고 삼각팬티나 반신수영복을 입고 온몸의 털을 밀면서까지 저항을 줄여보려던 선수들에게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나온 세계신기록…
그 벤치에서 일어났던 일제913호 미국 뉴욕에 8년 가까이 살았다. 뉴욕을 ‘내 영혼의 도시’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이구, 뉴요커 또 한 명 납시었군’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뉴욕은 너무나 잘 알려진 대도시다. 수많은 영화가 뉴욕을 다루고 있다. 어떤 영화에서 뉴욕은 최첨단 자본주의의 지옥으로, 어떤 영화에서는 사랑이 꽃피우는 낭만의 도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