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레이스팬티와 트라우마 제914호 권시인(904호 ‘연예인이 된 원시인의 깔때기’ 참조)이 상경했다. 정신줄 놓은 마감일, 얼떨결에 전화를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소속사에 볼일이 있어 올라오는데 얼굴 보려고 전화했단다. 소속사에 소속된 건 맞니? 그냥 볼일만 보고 가면 안 되겠니? 얼굴은 영상통화로 보면 안 되겠니? 결국 토요일 오후 ...
“조심하라. 관에 누워 귀국하는 수가 있다”제914호 이탈리아 리그에서는 유벤투스를, 스페인 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를, 그리고 도버해협을 건너 잉글랜드에 가서는 축구 종가의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인종차별 옹호가 원인이었다. 노련한 카펠로 감독이, 산전수전 다 겪은 카펠로 감독이, 백인이든 흑인이든 그 어떤 색깔의 선수들…
그라운드로 난입한 회장님제914호 5월16일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 한화 이글스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더그아웃 앞에 원을 그리며 도열하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장난 어린 하이파이브도 하고 응원해준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기쁨을 나눌 시간이지만 선수들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누군가를 ...
‘다시 태어난다면’ 따윈 없어제914호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는 종종 이런 가정을 한다. 또 한 번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와 결혼하고 싶은가? 어떤 일을 되돌리고 싶은가? 상상과 가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람은 누구나 딱 하나의 인생을 선물받고 이 땅에 태어난다. 가슴에서 울리는 소리에 응답하…
한국 찾는 석학들, 몸값은?제913호 객석 수용 규모 1만 명. 초대장 발행만 1만5천 장.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 이야기가 아니다. 6월1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마이클 샌델(59)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강연회 이야기다. 국내에서 밀리언셀러에 오른 <정의란 무엇인가>의 지은이인 ...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제913호“시장에 가면 사과도 있고 배추도 있고….” 어린 시절 심심하면 친구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던 노래를, 이 시대의 아이들은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지. 시장에만 가면 모든 것이 있던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요즘 아이들에겐 대형마트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장난감도 있고 옷도 있고 양말이며 ...
‘갑’을 벗어난 ‘을’들만의 공간제913호 <작업실 탐닉>(씨네21북스·2010)을 펴낸 일본의 작가 세노 갓파는 타인의 공간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면 분명 그 너머에 보이는 게 있을 거예요. …무언가 ‘지금 이 순간’이 보일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예컨대 이런...
‘무플’일 줄은 몰랐던 남자의 ‘자폭쇼’제913호연예인들은 살기 위해 고백하고, 뜨기 위해 자폭한다. 그런데 이런 자폭은 어떨까? 케이블 채널 엠넷 <음악의 신>은 그룹 룰라 이상민의 ‘허세 월드’에서 출발한다. “나는 건재하다. 나는 더 이상 추억 속에 갇혀 있는 박제 같은 존재가 아니다.” 그래봤자 소용없다. 동료 연예인들...
자고로 키스 전 양치질은 말아야지제913호 -제가 이 영화를 남편이랑 같이 보려고 하는데요, 괜찮을까요? =아뇨. 류승룡씨 보다가 남편 보면 찌질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아… 그렇군요. 그럼 남친이랑 봐야겠다. 승룡! 이런 반응 예상했지? 오, 전혀 하지 못했다고? 물론. 세상에는 두 부류의 남자가 ...
클리닉 가지 말고 영화를 보라제913호최근 심리치유를 품은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했다. 자살한 소년이 자기 문제와의 정면 대결로 갱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본 애니메이션 <컬러풀>, 우울증을 병이 아닌 ‘존재의 힘’으로 파악하는 <멜랑콜리아>, 치유란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여정이 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