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으로서의 전업주부제949호언제부턴가 전업주부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나에게 전업주부란 아이들과 남편에 치이는 팍팍한 삶,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삶에 가까웠다. 그런데 요즘은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자식은 어느 정도 커서 여유가 생긴 전업주부들이 제법 눈에 띈다 행복지수 높은 40대 여성 그래서일까? ...
김용택의 곶감, 나의 밧도 제949호어릴 적 시골에 친척집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방학 때마다 할머 니댁에 간다는 짝꿍은 손이 큰 할머니가 쉼없이 내주는 옥수수며 복 숭아며 수박이 지겹다는 듯 이야기하곤 했다. 내가 부러워하는 기색 을 보이면 한술 더 떴다. 계곡물이 지난해에는 가슴까지 왔었다는 둥, 그곳의 친구 누구는 어떻다는 둥, 어쩌고저...
머리 뜯기고 즐겁기만 했는데 제949호어쩌지. 새해 벽두부터 우리 부부는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앉았다. 아기를 재워놓은 깊은 밤이었다. 어쩌지. 나는 한숨을 쉬었고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검색질을 시작했다. 그날 낮 아기는 동네 또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 니까 생후 10~12개월의 친구들 말이다. 그중에는 앞으...
기적은 알리의 일이다제949호1996년 7월19일, 애틀랜타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센테니얼 주경기장에 성화 최종 주자가 나타났다. 거대한 몸집과 멍한 시선, 눈에 띄게 한쪽 팔을 떠는 흑인, 바로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였다.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알리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성화에 불을 붙였다. 8만5천 석의 ...
이주의 트윗, 올림픽 종목 퇴출제949호레슬링, 이대로 보내지 않아! 몸만 사용하는 원초적 매력 지닌 레슬링 퇴출 시청률만 보고 제3세계 무시하는 IOC 결정, 팬들이 뒤집어야 솔직히 레슬링을 잘 알지는 못한다. 많은 한국인들은 ‘제법 스포츠를 좋아하더라도’ 상당수 종목을 4년에 한 번만 즐긴다. 내 기 억 속 최초의 올림픽은...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제948호 올겨울 유난히 추웠습니다. 여행업계는 동남아 도시를 찾은 한국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2월 말 이 업체를 이용한 국외 여행객 13만 명 중 45.9%가 동남아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47.1%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이례...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제948호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비평이나 비평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간이 없겠지만, 비평가 자신들은 꽤 많은 시간을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데 보낸다. 어떤 비평가가 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을 몇 번 받은 이후 나는 간결하고 명료한 대답을 준비해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최근 어느 대담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송전탑 미션제948호Q. KBS <인간의 조건>(사진)에 출연하는 개그맨 6명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매주 미션을 수행합니다. 1월26일 첫 방송에서는 ‘쓰레기 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여섯 남자의 인간적 삶에 여러분은 어떤 미션을 제안하고 싶나요? ...
참을 수 없는 국가의 무거움제948호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원작은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소설로, 이미 일본에서 영화화된 작품이다. 그러나 한국판 <남쪽으로 튀어>는 일본에 원작이 있음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상황과 정서에 잘 맞는다. 이는 임순례 감독이 깨알같이 배치한 풍자가 한국 사회의 핵심을 찌르는데...
오래된 거리, 청년들만의 답제948호양념에 버무려지는 닭강정, 색색의 찐빵이 유혹하지만 추운 날씨 탓인지 시장은 텅 비어 있었다. 인천 중구 신포시장 근처, 덩치 크지만 오래돼 보이는 건물, 낡은 지하철 표지판, 지하상가를 촘촘히 채운 크고 작은 가게들. 내일을 그리기보다는 옛 영화를 추억하는 편이 더 어울리는 거리였다. 그곳에서 새 그림을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