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부고(訃告)제947호이것은 너무 늦게 도착한 부고다. “내 아내는 우리나라의 큰 성씨인 안동 김씨이다. 향년 22살. 그중 8년을 나와 함께 살았다. …아아! 당신처럼 현숙한 사람이 중간의 수명도 누리지 못하고 아들도 두지 못했으니, 천도라는 것이 과연 있는지 믿기 어렵다. 곤궁하던 시절에 나는 당신과 마주 앉아 작은 ...
농담 같은 비명 제947호‘아이 윌 비 백.’ 영화 속 터미네이터는 ‘돌아오겠다’던 유언을 지켰다. 1965년부터 21년여 동안 자신의 이름을 단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했던 미국의 방송인 멀빈 그리핀이 가장 많이 읊은 대사는 “전하는 말씀 듣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이었단다. <제퍼디> <휠 오브...
사절단 ‘보빙사’가 부른 ‘미 감리교 선교 척후대’제947호서울에 상주 공관을 마련한 미국 정부는 조선 정부도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외국에 상주 대표를 파견한 적이 없던 조선 정부에는 이 기대가 오히려 의아한 일이었다. 일본이 서울에 공사관, 각 개항장에 영사관을 설치한 뒤에도 조선 정부는 일본에 상주 공관을 설치하지 않았다. 루셔스 하우드 푸트…
파란 눈, 한국이 궁금해?제947호세상에는 질문이 산적하고 남들의 물음표에 대답해야 하는 이도 많다. 가까이 보자면 114 전화번호 안내원도 그렇고, 네이버 지식인에 열심히 답을 다는 게 취미인 내 초딩 조카도 그렇다. 타인이 궁금해하는 걸 확 잡아채서 그걸 자신의 작업으로 만든다면 꽤 괜찮은 모양이 될까.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라 ...
액션으로 사랑을 말하다제947호지난해 10월 경기도 일산의 한 편집실에서 류승완 감독을 만났을 때, 그는 어떻게 하든지 일전을 피하려는 분위기였다. 그때 그는 막 <베를린>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참이었다. 어떤 영화인지, 뭘 얘기하려는 영화인지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때였다. 영화를 숨기려고 극력 애쓰는 표정이었다. ...
만화를 누가 만화라고 불렀을까?제947호만화는 한·중·일 동아시아 3개국에서 모두 같은 한자를 사용한다. 만화의 만(漫)자는 흩어지다, 질펀하다, 방종하다 등의 뜻이 있다. 딱딱한 규범과 규칙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그림에 퍽 어울리는 한자다. 이 용어의 어원을 따지면 대개 일본 에도시대 풍속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
국영 제약사를 만들자제947호우리는 피곤하면 ‘박카스’를, 머리가 아프면 ‘게보린’을, 속이 더부룩하면 ‘까스 활명수’를, 감기 기운이 있으면 ‘판콜에이’를 사 먹는다. 열나는 아이에겐 ‘부루펜시럽’이, 잇몸이 약한 부모님께는 ‘인사돌’이 딱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의사고 약사다. ‘피로사회’가 피로회복제 남용 낳아 ‘건강…
정근식·이병천 엮은 ‘식민지 유산, 국가형 성, 한국 민주주의 1~2’제947호식민지 유산, 국가형성, 한국 민주주의 1~2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정근식·이병천 엮음, 책세상(02- 3273-1333) 펴냄, 2만5천원·2만3천원 우리에게 식민지 유산은 무엇이며, 그것은 현대 한국 사 회, 특히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천국으로 가는 첫 번째 계단제947호발품 팔아 살아온 지 20년 가까이 된다. 환경과 생태를 업으로 삼아 살다보니, 산과 숲을 다니는 게 일이다. 대자연의 숨결에 티끌 같은 우리의 존재에 대해 고개 숙일 때도 있고, 환상적인 경관에 가슴 뛸 때도 있다. 반면 개발과 보전이라는 갈등의 현장에서 낑낑거릴 때도 있다. 그래도 업을 버리지 ...
CGV 무비꼴라쥬 ‘해피 뉴 무비’ 기획전 외제947호성미 급한 영화팬들이여 올해 상반기 기대작 모은 CGV 무비꼴라쥬 ‘해피 뉴 무 비’ 기획전 성미 급한 영화팬들을 위한 기획전이 열린다. CGV 무비꼴라쥬가 2013년 상반기 기대작을 먼저 선보이는 ‘해피 뉴 무비’ 기획전을 CGV 서울 압구정과 대학로에서 1월31일~2월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