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A. 크렌슨, 벤저민 긴스버그의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외제949호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매튜 A. 크렌슨,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2만3천원 저자들은 미국 민주주의가 나빠진 이유로, 정부 혹은 정치 엘리트들이 더 이상 평범한 사람들의 능동적이고 집단적인 지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권력을 유지·행사 하며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마흔에 걷기를 배우다제949호호모에렉투스의 후손들은 요즘 걷기를 배운다. 한 걷기협회가 추산해보니 그동안 전국에서 과정을 마친 걷기 지도자만 2만 명이 넘는다. 오래전 엄마 손을 뿌리치고 혼자서 두 다리의 무게중심을 바꿔가며 앞으로 나가는 법을 배웠던 어른들이 새삼 등을 펴고, 다리를 뻗는 법을 새로 익힌다. 지난 2월14일 찾아간 서울...
서구식 학교와 병원 ‘복음화’ 위한 수단제949호선교사 로버트 매클레이 일행은 나가사키와 부산항을 거치는 보름 남짓의 항해 끝에 1884년 6월23일 오후 1시께 제물포에 도착했다. 배 안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하선한 그들은, 아마도 루셔스 하우드 푸트 공사가 미리 안배했을 가마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제물포에서 미국공사관이 있는 서울 정동까지 ...
배트맨은 어떻게 죽었는가제949호슈퍼맨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 배트맨은 1939년이다. 인간으로 보면 이미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다. 슈퍼맨이야 외계인이니 영원한 젊음을 구가할 수도 있겠지만, 초자연적 능력이 전혀 없는 배트맨은 어떨까? 아무리 ‘판타지’라 해도 시간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슈퍼히어로의 계보에는 그린...
낮은 곳의 카메라, 주인 잃다제949호“모든 민중의 생활을 담은 사진집을 만들고 싶었다”고 고백한 작가가 있었다. 가난한 골목, 난전이 펼쳐진 시장, 새벽의 완행열차, 붐비는 시내에서 셔터를 눌렀다. 그곳에서 작가는 한쪽 다리를 잃어 속이 빈 바지를 펄럭이며 신문을 배달하는 청년, 계단을 베개 삼아 자는 노동자, 주름 켜켜이 사연을 숨겨놓은 노인을 ...
아빠의 신파는 힘이 세다제949호을 상영하는 극장은 어김없이 눈물바다가 된다. 영화의 말미에 다다르면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새나오며 관객은 눈물을 훔치기에 바쁘다. 슬픔에 기초한 ‘눈물’은 파죽지세의 흥행을 이끄는 힘이기도 한데, 그 배후에는 한국 사회에 대한 대중의 무의식이 깔려 있다. 영화를 보며 흘리는 눈물에 담긴 사회적 함의와 …
타향, 다른 사람의 가족제949호베를린에 표종성(하정우)만 있었던 건 아니다. 화가 배운성도 있었다. 1922년 봄, 그는 이 도시에 도착했다. 작품의 이동보다 흥미진진한 건 작가들의 움직임이다. 어디든지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자유? 이보다 작가들을 매섭게 자극하는 건 제한 조건이 많은 이동일지 모른다. 배운성은 미술가가 되어 베를린에...
신장, 아니 ‘투르키스탄’을 아시나요제949호중국의 화약고. 2009년 7월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위구르인들의 분리독립운동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보내 이들을 강경 진압했다.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다쳤다. 그러나 유혈 사태는 끊이지 않았다. 이맘때인 지난해 2월28일에도 무장한 위구르인들과 공안의 ...
타율 0할의 4번타자 후보제949호운동선수에게 ‘풍운아’라는 호칭은 듣기에 썩 좋은 단어는 아닙니다. 그것은 그 선수의 선수 생활에 범상치 않은 굴곡이 있었음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한국 스포츠에도 각 종목을 대표하는 풍운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어본, 저마다의 전성기가 있었습니다. 정점에서 얻은 인기와 선수로서…
오늘도 난 기어들어간다, 골목으로제949호골목길에 들어설 때 말 그대로 그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기분이다. 기어들어간다고밖에 표현 못할 삶의 찰나들이 있다. 술 마시고 집에 기어들어갈 때, 피곤해서 억지로 몸을 수습해 집에 기어들어갈 때, 우리는 그렇게 기어들어간다. 저마다 기어들어갈 자리가 있는데 내가 기어들어갈 자리는 언제나 골목이다. 부모를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