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는 놈과의 연애 연장전제948호지난해 여름부터 아침형 인간이 됐다. 근로조건 계약을 변경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져서다. 여기서 말하는 아침형 인간이라 함은, 남들은 퇴근 뒤 집에서 보내는 저녁 시간을 나는 오전에 보낸다는 뜻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을 비비며 라디오를 켠 뒤 10년 된 네스프레소(캡슐을 넣어 내리는 에스프레소 …
채소 안 먹는 건 생존의 계율제948호6살 된 아들 녀석과 ‘닌자고’를 가지고 놀다가 잠깐 딴짓을 했다. 아들 녀석이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아빠 뭐해’라고 말하면 되지 왜 소리를 지르니?”라고 타일렀다. 소심한 아들 녀석은 바로 삐쳐버렸다. 그냥 넘어갈 걸 그랬나? 괜한 후회가 밀려왔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인내...
김동춘의 ‘대한민국 잔혹사’ 외제948호대한민국 잔혹사 김동춘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2천원 노동운동, 분단,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등 현실에 발 디딘 연구로 비판사회학의 새 지평을 연 김동춘 성공회 대 교수가 20세기 한국 국가폭력의 흑역사를 정리했 다. 저자는 식민지와 분단으로 이어지는 한국현대사를 국가폭력 반복의 역사라고 말한...
무료 전통 연희 '2013 설날 한마당' 외제948호뱀을 따라가는 길놀이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채로운 무료 전통 연희 ‘2013 설 날 한마당’ 뱀띠 해가 열렸다. 2월10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뱀을 따라가는 길놀이’ 로 한 해의 문을 연다. 무료 전통 연희 ‘2013 설 날 한마당’의 시작이다. 춤 연희극에서는 1...
공중부양과 핵폭발의 재발 방지제948호자기야, 미안해~. 자긴 그날 저녁도 못 먹고 마감을 하고 있었지. 일 이 밀렸다며. 그러니까 미리미리 좀 해놓지 그랬어? 하긴 그래도 자 긴 개고생하는데 배우자가 동네에서 치맥에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열 좀 받겠다. 그치? 그것도 모자라 10분에 한 번씩 전화해서 혀 꼬 부라진 목소리로 “언제 와~ 자기...
나의 아바타여, 안녕~제948호“이상한 의무감에서, 그리고 불행하게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계속 보고 있는, 그러나 갈수록 볼 게 없어져서 20~30분 이면 다 보고 마는 한겨레신문을 좀더 오래 쥐고 있을 수 있도록 일조 하거라.” 프리챌(www.freechal.com)에 개설된 대학 학회...
종교와 스포츠 분리의 원칙제948호지금도 잊히지 않는, 어릴 때 본 TV 속의 인상 깊었던 스포츠 장면은, 김일의 박치기나 박종환의 축구나 염동균·김성준·김상현·박찬희·김태식·김철호·김환진·장정구 등의 원투 스트레이트도 있었지만, 할렘농구단의 덩크슛이다. 할렘농구단의 ‘농구쇼’를 보면서, 저렇게 하면 억전억승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
다른 이의 고통제948호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를 좋아하냐고? 아니 사랑했다. 그런데 포기하기로 했다. “육식을 반대하지 않지만 그 수요를 감당하려면 고통스럽게 사육되는 동물들이 있다. 또 동물들을 살찌우기 위해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도 먹지 못하는 곡식이 가축의 사료로 쓰이더라. 지나친 육식은 부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밀리언달러 베이비제948호어린 시절,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스포츠 스타는 단연 권투선수였습니다. 장정구의 근성과 유명우의 연타는 전국을 흥분시켰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사람들은 TV 앞에서 섀도복싱을 하며 영웅을 응원했으며, 동네 체육관에서는 수많은 무산계급의 청년들이 인생역전을 꿈꾸며 샌드백을 두들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무도 권…
변화에 개방적인 보수제948호이명박 정권 5년의 본질적 성격을 상징하는 일들이 임기 끝물을 타고 외설스럽게 불거지고 있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지명권을 행사한 헌법재판소장 후보는 법관의 지위를 찌질한 권력질에 동원해온 인물이었다. 대통령의 마지막 특별사면권은 자신의 멘토와 친구를 위한 ‘셀프 사면’에 쓰였다. 공화국 정권의 최소 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