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기 의사가 얻어낸 최초 서양식 국립병원제951호로버트 매클레이의 조선 답사 결과를 보고받은 미국 감리교 해외선교부가 선교사를 파견하려고 분주히 움직일 즈음, 북장로회도 여러 경로로 조선 선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1882년 수신사 박영효를 따라 일본에 갔던 이수정이 자진해서 세례를 받은 것이 계기였다. 이수정의 세례에 입회했던 북장로회의 G....
구텐베르크 또는 불법 복제물제951호1971년 7월4일, 미국 일리노이대학 학생인 마이클 하트(24)가 학교 연구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는 학교 전산망에 접속해 ‘미국 독립선언문’의 내용을 타자로 쳐서 올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 작업인 ‘프로젝트 구텐베르크’(Project Gutenberg·ww....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뛰어들어제951호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전자책 시장의 화두는 단연 “누가 ‘전용 단말기’ 시장을 선점하는가”였다. 미국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전용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이 성공을 거두자, ‘한국판 킨들’을 누가 먼저 차지하는가를 둘러싼 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표는 초라하다. 교보문고가 최근 내놓은 전용 …
'전자책 전집 열풍'은 훈풍? 삭풍?제951호“지금부터 10년 후에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전자책은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기계를 대체하는 역할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으로 하버드대 도서관장을 지낸 ‘책 전문가’ 로버트 단턴은 그의 책 <책의 미래>(2...
모두가 옳았다 결말은 파국이다제950호 “인간의 희로애락 중에서 분노가 제일 형님이야. 사람이 분노만 잘 다스리면 마음을 잡는 거야.” 지난 2월21일 개봉한 <분노의 윤리학>은 한 포주의 입을 빌려 이렇게 충고한다. 그러나 분노하지 않기가 어렵다. 한 여대생이 죽자 살인자, 도청자, 간음자, 갈취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애완 ...
정읍에서 만난 내 코디네이터제950호인간에게는 흔히 두 개의 자아가 있다고들 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숨겨왔던 나의 두 자아는 매일 거울 앞에서 만난다. 바로 ‘속눈썹 붙인 나’와 ‘속눈썹을 뗀 나’. 이 둘은 확연히 다르다. 속눈썹 붙인 김민아가 여기저기 사랑을 준다면, 속눈썹 뗀 김민아는 사랑받기를 원하는 쪽이다. 더 쉽게 표현하면, ...
가족이 모여 울 나라가 없다제950호이상하다 이 가족, 28년 만에 만났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눈물을 삼킬 뿐 말을 하지 않는다. 체제에 대해 말할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돌아온 아들(이우라 아라타)과 얼어붙은 역사 사이에 갇힌 일본의 부모는 거듭거듭 눈물과 마음을 다스린다. 재일 조선인 양영희 감독이 만든 새 영화 <가족의 나라&...
돈에 대한 욕망의 계보학제950호경기도 양평의 한 산사태 복구 현장. 굴착기가 땅속을 파헤치자 갑자기 엄청난 양의 돈다발이 튀어나온다. 그 순간, 사람들에게 잠재돼 있던 욕망도 함께 맨얼굴을 드러냈다. 돈을 차지하려는 이들 사이에서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발견된 돈의 양은 무려 수백억원대로 밝혀진다. 2011년 전북 김제에서 일어난 ...
볼 때마다 음식과 여행이 고파제950호Q. 어쩜 이렇게 탐스럽게 먹는 걸까요.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는 이들이 있었으니 ‘먹방’(먹는 방송)계의 지존, 배우 하정우와 샛별 윤후(<일밤-아빠! 어디가?>)·사진입니다. 이들 외에도 침이 꼴깍 넘어가게 하는 숨은 먹방이 있다면? A1...
생이여제950호내가 어떤 시인을 일러 ‘시인들의 시인’이라고 말하면 표현이 야단스럽다고 나무랄 분들이 있겠지만 그 시인이 이성복이라고 하면 과연 그렇다고 고개 끄덕일 분이 많을 것이다. 어딘가에 “좋은 시집은 나쁜 시집이다. 시를 쓰고 싶게 만들었다가, 결국 시를 포기하게 만든다”라고 적었다. 이성복의 첫 시집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