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많다 먹고 싶은 것도 많다제953호만만하게 생각했다. 아내가 메뉴를 정하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사진을 찍고, 맛나게 먹은 뒤 칼럼을 쓴다. 매우 단순한 프로세스가 아닌가? 두 단계로 정리하면 ‘그녀가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 나는 요리를 한다(cook)’ 정도가 되겠다. 오케이, 뭘 먹고 싶니? “비프 스트로가노프!” 아내가 ...
독을 약으로 쓸 수 있다면제953호늘 푸른 상록의 주목 이 있다. 주목은 겨울의 습기를 좋아 한다. 우리나라보다는 우기가 겨울에 찾아오는 영국에서 아주 잘 자 란다.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담장을 대신하는 생울타리로 주목을 많이 심은 탓에, 주목의 별명이 ‘킹 오브 헤지’(King of hedge·울타 리의 왕)일 정도다. 일반적으...
무심하면서 강렬한 두 마디제953호지난해 7월 자전거포를 차리면서, 550만 자영업자의 일원이 되었다. 전에는 책 파는 서점에서 1년 6개월, 책 만드는 출판사들에서 10년쯤 일했다. 자영업자가 되고 나니, 통 책을 읽지 못한다. 책에 물렸나? 그런 건 아니다. 시간이 없나? 절대 시간이 줄긴 했어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말이...
세상 모든 ‘재투성이’에게 바침 제953호그림 형제의 <재투성이>(Aschenputtel)는 우리에게 프랑스 문필가 샤를 페로 버전의 <신데렐라>로 더 잘 알 려져 있다. 샤를 페로는 그림 형제보다 100년 앞서 유럽 에 전승되는 민담을 수집해 책으로 펴냈다. 페로의 책에 실린 <...
다르빗슈냐 이가와냐제953호3월의 마지막 주말에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가 일제히 막을 올린다. 올해는 류현진(26·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오랜만에 미국 본토 야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 등판한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초반에 잘 던지다가 4회에 무너지기를 되풀이했다. 애초 3~4선발로 점쳐졌던 류현진이 ...
에이스는 ‘팀’이다 제953호지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달구고 있는 팀은 압도적 꼴찌였던 퀸즈파크레인저스(QPR)입니다. 시즌 개막전부터 QPR는 단 한 번도 꼴찌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QPR라는 팀에 관심을 가진 것은 역시 박지성 선수 때문입니다. 박지성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팀의 ...
‘인디다큐페스티발 2013’ 외제952호독립 다큐의 여전한 초심 ‘실험, 진보, 대화’ 내걸고 3월21일부터 열리는 ‘인디다 큐페스티발 2013’ 독립 다큐의 산실 노릇을 해온 ‘인디다큐페스 티발 2013’이 올해 ‘실험, 진보, 대화’를 내걸고 3월21~27일 열린다. 독립 다큐멘터리의 급성 장기에 처음의 존재 근거...
‘반값 주거권’ 운동이라도 해야 하나제952호요즘 20대의 팍팍한 삶을 지켜보며 가끔씩 나의 20대 시절을 회상해본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1980년대 끝자락과 비교해 지금의 대학생을 에워싼 환경은 전방위적으로 열악해졌다. 내가 다닌 대학의 등록금은 그사이 무려 5배나 올랐다. 그때도 대학 등록금 부담이 커서 대학의 상아탑을 빗대 ‘우골탑’이라고...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제952호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쌓여간다. 세상에서 잘 쌓이는 것 중 하나인 듯하다. 농구계에서도 ‘거짓말’ 논란이 터졌다. 승부조작이다. 강동희 감독은 2011년 2∼3월에 벌어진 경기에서 선수 교체 등의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뒤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유럽의 엉덩이를 걷어찬 사나이제952호우고 차베스에 대해, 그 독특한 정치 스타일과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대해 몇 마디라도 거들 만한 능력은 내게 없다. 제3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반미주의 통치 스타일’ 중 차베스는 어쩌면 가장 독특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 통렬한 반미주의가 자국 내부의 민주주의 진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사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