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줄이며 사는 유기농 삶제967호요즘 도시인들은 신발에 흙 한 번 묻히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내 집에서 먹을거리를 해결하던 전통은 사라진 지 오 래고, 대신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한 아름 사온다. 이런 편리함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맛이 다르다’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텃밭에서 막…
미장센이 살아 있는 영화들 외제967호미장센이 살아 있는 영화들 박찬욱 감독 특별전 열리는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 의 상상력展’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이 6월 27일~7월4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 린다. 27일 개막식에서는 경쟁부문 진출 감 독들이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영상 증 명사진이 선보이고, 개막작 이 ...
‘경양식’은 죄다 일본식이었구나제967호회사에서 감자와 방울토마토, 참외를 하사했다. 우리 집은 공식적으로는 2층이지만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단지 끝에 있다. 택배는 하루에 한 상자씩 도착했다. 한꺼번에 오면 좋았을걸. 괜히 택배 아저씨에게 미안해졌다. 흙이 묻은 감자와 탱글탱글한 방울토마토가 싱싱했다. 참외를 가르자 정겨운 단내가 집안...
이오덕 일기 1~5권 외제967호이오덕 일기 1~5권 이오덕 지음, 양철북 펴냄, 각 권 1만4 천원, 세트 7만원 산골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 던 1962년부터 2003년 8월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치 열하게 써 내려간 42년의 기 록. 이오덕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해, 평생 글쓰 기 ...
을은 ‘을질’을 합시다제967호이런 전화를 종종 받는다. “외주로 교정·교열을 보던 책이 있었는데, 출간이 엎 어졌어. 그런데 책이 나온 게 아니니 비용을 다 줄 수 없대!” 멀쩡한 출판사에서 편집장까지 지낸 베테랑 선배가 이같은 하소연을 하면, ‘어쩔…’이라는 반응밖에 안 나오지만 곧잘 벌어지는 일이다. 그럴 때 뭐라 하겠는가. “그러게...
한국전쟁을 아십니까?제967호“학생들의 70%가 6·25를 북침이라고 한다는 것은 우 리 교육이 잘못된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난 6월17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 현장의 역사 왜곡 을 바로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한 일간지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해프닝 에 가까웠다. 청소년들이 북침을 ‘북...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놈의 초능력제967호버스 빈 자리에나 쓸 순 없잖아 초능력인데도 부럽지 않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사람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박수하(이종석)는 말한다. “나의 세상은 다른 사람들의 세상보다 좀더 시끄럽다.” 특별히 알고 싶지도 않은, 그저 눈을 마주쳤을 뿐인 사람들의 잡상 혹은 진심을 마주하게 ...
99%의 분노를 ‘자극’하는 여왕님제967호산들초등학교 6학년 3반 아이들의 첫 번째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다.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독재 담임 마여진(고현정)에 맞서 “단합된 모습으로 싸우자”던 아이들의 계획은 그녀의 계략으로 와해되었다. 실패는 더 참담한 결과를 불러왔다. 아이들은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겐 굴복하라”는 마여진의 말에 순종…
KT의 날아다니는 노동자제967호‘날아다니는’ 노동자가 있다. KT의 인력 퇴출 프로그램에 따라 연고가 없는 지역에 원거리 인사 발령을 받은 동료에게 KT 노동자들은 “날아갔구나”라고 표현한다. 임금·단체협약 찬반투표에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찬성을 강요했다고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6월16일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
국경을 넘는일제967호 바다로 국경을 건너고 있었다. 2011년 11월, 말레이시 아 랑카위에서 타이의 리뻬섬으로 가는 길이었다. ‘스피 드 보트’라 불리는 배에 앉아서 바닷물로 샤워를 하는 참이었다. 고속 엔진을 단 작은 배가 파도를 가르자 바 닷물이 끝없이 비를 뿌리듯 얼굴로 몰아쳤다. 어느덧 해 수 샤워도 익숙해질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