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유부의 ‘물 위의 하룻밤’제964호“다음 중 ○○○가 술 먹지 않을 때는? ① 휴가 때 ② 명절 때 ③ 잠 잘 때” 이제 제법 한글을 읽기 시작한 아들 녀석이 내 휴대전화 사진을 보 고 말한다. 와잎의 만취한 모습을 도촬해 ‘방송화면 어플’로 만든 ‘1 vs 100’ 패러디 사진을 본 것.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아들 녀석에게 물었다....
그가 다닌 학교에 야구부만 있었어도…제964호“전세기요? 우리에겐 꿈이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 비인기 종목 선수의 자조 섞인 목소리다. 대한축구협회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6차전 레바논 원정을 떠나는 대표팀을 위해 전세기를 띄운다고 하니 부러운 눈치다. 축구협회는 서울에서 7·8차전을 치러야 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피로를 덜어...
‘땜빵’ 자처한 당신께 영광 있으라제964호실패 앞에서 ‘다음’에 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서 숙연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성실한 노력은 언젠간 보상받는다는 단순명료한 믿음을 확인할 때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스포츠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물론 대국민적으로도 당연히 그럴 것 같…
구로사와 아키라 특별전 외제965호영화적 실험 멈추지 않은 거장 등 대표작 14편 상영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특별전 <라쇼몽>의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특별전이 6 월20일~7월7일 서울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 서 열린다. 일본국제교류기금과 공동으로 주 최하는 특별전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대 표작 14편을 상영...
데렉 윌의 ‘그린레프트’ 외제965호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아라사끼 모리떼루 지음, 백영서·이한결 옮김, 창비 펴냄, 1만5천원 평생을 오끼나와 문제에 헌신해온 저자가 간명하게 정리한 전후부터 2012년까지 오끼나와 투쟁의 보고서. 전 일본 면적 0.6%의 섬에 74%의 미군기지가 집중된 ‘기지의 섬’ 오끼...
환자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다제965호차트에 기록된 소년의 나이는 7살, 그리고 몇 개월이 더 지났다. 자기 키만큼이나 커 보이는 목발을 짚고 버겁게 진료실로 걸어 들어왔다. 아이의 엄마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수심이 가득했고, 아빠는 그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다른 병원에서 찍은 자기 공명영상을 가져왔다. 모니터에 띄웠다. 어떤 질환이 보였다. ...
‘운수’ 좋은 날제965호택시를 탔다. 기사님께 “요즘 어떠시냐”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말이 안 나오죠”. 백미러에 비치는 기사의 이마에 주름이 깊었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워 챙겨입은 소매가 긴 셔츠는 종일 마주하는 햇빛 탓인지 누렇게 바래 있었다. “경기 나빠지면 어디서 줄이겠어요?” 서울시는 6월3일을 ‘택시의 날’로 정…
스스로를 타향으로 느끼는 도시제965호“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 주둥이가 노란 미숙자이다. 모든 장소를 고향으로 느낄 수 있는 자는 이미 상당한 힘을 축적한 자이다. 하지만 전세계를 타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12세기 스콜라 철학자의 말이라고 한다. 매력적인 문장이다. 하지만 쓸쓸한 문장이기도 하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의 X파일제965호찜찜하면서도 묘한 중독성 “냉면 사먹지 마라, 조미료를 한 포대씩 넣더라.” “중국집에서 쓰는 해삼은 양잿물에 불린 거라니까 먹지 마라.”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부모님의 걱정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 리스트만이 남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
무모하되 가상토다, 제주 록페스티벌제965호제주도에서 록 페스티벌을 열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에 백이면 백(아무리 양보해도 백에 아흔여덟)은 “멋지겠다!”고 탄성부터 질렀다. 일반 관객과 음악 관계자를 막론하고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과장이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변 사람들을 떠본 결과가 그렇다. 따지고 보면, 애당초 나 자신부터가 그랬다.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