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만 먹으면 포악해지는 아이제967호여전히 비만의 경계에 서 있는 내게 가장 위험한 식품은 설탕이다. 그러나 안 먹는다 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설탕에 중독 돼 있음을 깨달은 것은 8년 전쯤 우연히 한 강의를 들으면서였다. 강사는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뛰어든 초등학교 선생님 이었다. 그 선생님은 전교조 활동으…
약의 나머지 성분 알고는 계신가요?제967호툭하면 약을 집어먹곤 했다. 오늘은 머리가 띵해서, 어제는 콧물이 나서, 그제는 몸이 찌뿌듯해서…. 결혼 초, 그걸 지켜보던 신랑이 한마디 던진다. “당신 그러다가 좀비 되겠어.” 움찔했다. “약 먹는데 왜 좀비가 된다는 거예요?” “약에 들어 있는 방부제가 몸에 쌓일 테니 나중에 죽어서 땅에 묻혀도 잘 썩지...
결혼도 진행형 연애제967호결혼식은 치르되 혼인신고를 거부하고 사는 커플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반항심과 자부심의 상호 침투 때문이다. “서류 한 장이 뭐가 중요해. 서류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로 너와 살고 싶어 산다는 확신”이거나 “왜 우리 사랑을 국가에 증명해야 하나”라는 취지다. 3년째 동거하다 부모가 이를 눈치채 부득이하게 ...
결정적 오심 심판도 멍든다제967호최근 스포츠는 오심에 들끓었다. 지난 6월15일 서울 잠실 넥센-LG전에서 최악의 오심이 나왔다. 1루 주자 오지환(LG)이 2루에 도달하기 전 2루수 서건창(넥센)이 공을 먼저 잡았지만, 2루 심판은 세이프로 판정했다. 시야가 가린 것도, 판단이 어려운 상황도 아니었다. 감독이 항의했지만 ...
남쪽으로 튀어제966호 인구 1천만의 도시 서울은 화려한 만큼 번잡하고 거대 한 만큼 압도적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도시에 계속 머 물고 싶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도시를 떠나고 싶다. 최 근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남해의봄날 펴냄)이라는 책 이 출간됐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 ‘지식노동자들의 피로 도시 ...
우리 모두는 늙고 있다제966호나이 들어 늙은 사람을 ‘노인’이라 부른다. 얼마나 나이가 들어야 늙은 건가? 대체 몇 년을 살아야 ‘노인’인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디플로>) 한국판 6월호는 특집 기사로 꾸민 ‘늙어 가는 지구’에서 뜬금없이 묻는다. 작가이 자 노인심리학자인 제롬 펠리...
결심의 재발견 외제966호결심의 재발견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민음 사 펴냄, 1만5800원 고질적이고 백해무익한 ‘늑장’ 과 ‘합리적 미루기’를 구분하면 서 ‘늑장’에 대한 과학적 해부 를 시도한다. 스스로에게 다짐 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한 모 든 결심,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결국 달성하지 못한 당신의 ...
연극 ‘콘트라베이스’ 외제964호너에게 아랍영화를 권한다 극영화 7편과 다큐멘터리 2편이 출품된 아랍영화제 재단법인 한국-아랍소사이어티는 매년 공연 과 전시를 중심으로 열었던 아랍문화축전 6회 째를 맞아 올해는 아랍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총 7편의 극영화와 2편의 다큐멘터리가 출품됐는데, 개막작 <로얄러브>...
야스다 고이치의 ‘거리로 나온 넷우익’ 외제964호거리로 나온 넷우익 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1만5천원 재특회(在特會).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 2013년 현재 일본에서 1만3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반한 넷우익 단체다. 이 책은 인터넷상에 한정된 극우 담론을 거리로 옮겨온 그들은 누구인지, ‘행...
방에서 개인주의가 탄생했다제966호우리는 모두 방에서 태어나고 방에서 죽는다. 방은 자 궁이고 무덤이다. 방에서 우리는 사랑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지상에 방 한 칸 없는 사람이 불행한 것은 그 래서다. 내밀성을 간직한 사적인 방 프랑스의 역사학자 미셸 페로의 <방의 역사>(글항아 리 펴냄)는 고대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