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철학 넘나들며 ‘낯설게 보기’제970호<철학이필 요한 시간>강신주 지음/사계절 펴냄·1만7800원 철학자도 인기인이 될 수 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예를 보 여주는 강신주(46)씨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2011년 2월 출간)이 10만 부나 팔렸다. 사계절 출판사 관계자는 “인문학...
도시 안 갇힌 이들의 가망 없는 싸움제970호 정유정 지음/은행나 무 펴냄/1만4500원 의 작가 정유정이 돌아왔다. 사람과 개에게 같이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소재로 한 소설 이 그의 복귀작. 2011년의 히트작 으로부터 2년여 만에 나온 정유정의 새 소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독자를 극한상황에까지 몰아붙이며 인간성의 심연과 마주하게 만든다....
한국의 민주화 속에도 ‘갑을 대한민국’이제970호<갑과 을의 나 라>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펴냄/1만3천원 “억울하면 출세하라.” 이 말 한마디면 ‘갑질’ 해대는 이에게 치를 떨던 ‘을’들의 입도 쑥 들어가게 마련이다. 수천m 상공의 비행기 비즈니스석에서 라면 갖고 승무원을 닦달하다 폭행한 대기업 임원, 아버지뻘인 대리점주에게 ...
상위 1%의 거짓말 “또 다른 세계는 불가능하다”제970호<불평등의 대 가> 조지프 스티글 리 츠 지 음, 이순희 옮김/열린책들 펴 냄/2만5천원 “이들은 더는 빚(학자금 대출)을 내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고, 극심한 절망감과 환멸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부유한 부모의 도움을 받아 무보수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력을 쌓고 있는 또래 학생들을 볼 때면 ...
뙤약볕 아래 책씨름제970호여는글 밥 잊고 오빠는 울었다, 책 읽다 슬퍼서 책 읽기에 대한, 사뭇 고상하거나 심오해 뵈는 단상으로 이 글을 열 수는 없었다. 매일같이 책을 읽어야 하는 ‘책 기자’의 처지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한마디로 ‘노가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니까. 실제 막노동을 하는 분들이라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
인간은 팔려오고 개는 팔려가고제970호나는 ‘개 공포증’ 환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집 개에 물려 오후반 수업을 못 간 적이 있고, 그해 어느 일요일 교회 가자고 들른 친구 집 개에 물려 고약 같은 걸 바르고 교회에 간 기억도 있다. 이후 지독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거리에서 개가 눈에 들어오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부터 ...
멕시코의 영웅들이 위대한 이유제970호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것은 확실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누군가가 누군가의 인생 목표가 된다는 것. 많은 역사적 순간은 어쩌면 이런 꿈의 도미노로 이루어져 있는지 모른다. 미국여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 3연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유명한 ‘박세리 키즈’다. 박세리가 양말을 벗어던지고 그 배경음악으로 <상록수&...
불문율을 어긴 자, 화 있을진저제970호‘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가까워지면 한 선배는 늘 그렇듯 돌아보며 읊조린다. “월요일이군.” 같은 부서 후배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면 확신에 차 말한다. “월요일이 맞군.” 배꼽시계보다 더 정확하다는 월요일을 알리는 나의 ‘힐시계’와 후배의 ‘치마시계’다. 스포츠부에 발령받은 뒤 변한 두 가지가 …
연인의 사랑을 사랑하는 것제969호‘결혼은 미친 짓’이라거나 ‘아내가 결혼했다’고 괴로워하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할 일이다. 타협을 불허하면 삶이 힘들어진다. 내가 바람을 피우지 않는 것도 일종의 타협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숨기려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며(그리고 완벽히 성공해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몸과 맘으로 정성을 다하는 상황은 …
너의 목소리가 들려제969호열어놓은 책상 옆,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뭉텅이로 들어온다. 그 바람 이 내 피부의 알 수 없는 감각을 깨워놓은 건지, 순간 말로 설명하기 힘 든 평온함이 번진다. 아, 바람이 내게 무엇인가를 한 게 틀림없다! 가끔 우리는 우리만이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한다고 착각 하지만 그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