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카세트제973호비 오는 일요일, 평소 크고 작은 카페를 드나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 홍익대 앞 산울림 소극장 인근 도로는 한산했다. 문 닫은 가구점 옆에 유일하게 몇몇 사람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저기인가보다. 모여든 사람들을 지표 삼아 가까이 다가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작은 문이 있다....
가난한 병실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제973호부부 1 남편과 아내는 손을 꼭 붙잡고 함께 진료실로 들어왔다. “요즘 들어 자꾸 아프다 해서 오늘은 주사 한 대 맞히려고 데리고 나왔어요.” 뇌병변장애인 아내는 방싯방싯 웃기만 하고 남편은 아내 대신 증세를 설명한다. 남편도 몸이 성치 않기는 매한가지다. 척추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아 지체장애 3급이다....
원전 54개 중 2개 가동 중인 일본을 보라제973호재작년 12월2일부터 100일 동안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한 적이 있었다. ‘신규 원전 반대’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 가장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청소년이다. 가끔 인증샷을 찍고 가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분들이 ...
시구의 정치경제학제973호“시구 좀 연결해줘.” 프로야구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친분 있는 연예 관계자에게 종종 요청받는다. 시구만 잘해도 단숨에 유명인이 될 수 있고, 포털 사이트를 도배하며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내리니, 얼굴을 알리고픈 이들에겐 구미 당기는 홍보 수단이다. “시구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클라라 실제로 공 한 개 던지...
녹색당에 대한 노동당원의 헌사제972호우리나라 정당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당은 얼마 전까지 진보신당이었다 가 새로 이름을 바꾼 노동당이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정당은 녹색당이다. 그 녹색당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독일과 유럽의 녹색당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부 침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쓴 책이 나왔다. 그런데 저자가 녹색당원이 아니…
젓갈과 술이 익어가는 움막제972호손때 묻은 것에 대한 애착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비닐 온실을 오랫동안 즐기기 힘들 것이다. 투명한 석유화학 부산물인 비닐은 세월의 더께를 고상함이 아닌 추함으로 반사한다. 현대 문명의 편리함이 지불해야만 하는 미학적 숙명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완만한 산기슭을 따라 난 길을 오르내리는 출퇴근…
웃음으로 더위를 날려라-외제972호웃음으로 더위를 날려라 토종 코미디 작품과 연극 아우른 ‘제3회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더위를 웃음으로 날려버리고 싶다면 서울 대 학로로 가자. 8월15일~9월1일 ‘제3회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국 고전희곡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외국 단편을 재해석 한 토종 코미디 작품과 다년간 관객...
인간의 얼굴을 한 만화자본 시대제972호매주 어떤 놈이 교실에서 동을 떠서 100원씩 모았다. 암묵적으로 200원을 낸 놈이 소유권을 가지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200원을 내 는 놈은 언제나 200원을 냈는데, 자본의 본원적 축적에 성공한 놈 이 분명했다. 대신 소지품 검사에 걸릴 위험부담은 200원을 낸 자본 가놈이 훨씬 ...
‘킬링캠프’ 특집 이벤트 공고제972호지난 금요일, 주말 비 소식에 캠핑 걱정을 하며 당면한 마감을 당면 하고 있던 밤 11시, 동네 언니들과 동네 치킨집에서 치맥을 먹고 있는 와잎에게서 문자가 왔다. “자갸~ 언제 와?” 매번 늦는 금요일 마감에 언제 오냐는 문자를 그것도 ‘자갸’라는 단어를 써가며 묻는다면? 그건 이미 마실 만큼 마셨다는...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2’ 외제972호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2권 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각 권 1만 6500원 1권 ‘규슈’ 편에서는 일본이 고 대문화를 이룩하는 데 한반도 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보여 준다. 조선의 도공들이 일본에 터를 잡고 자기 문화를 만들어 낸 이야기를 역사적 흐름에 따 라 답사한다. 2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