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 러셀 혹실드의 <감정노동 >제971호“손님들한테 상처는 안 받고?” 모처럼 통화한 자전거 정비학원 원장님이 불쑥 던진다. 학원을 마치고 가게를 연 수료생들이 털어놓는 고민 가운데 가장 많은 게 손님과의 관계란다. 자전거 포는 대개 사장이자 종업원인 주인 혼자 운영하는 자영업종이기도 하고, 자전거 자체가 비교적 고가의 고관여제품(오랜 시간과 …
중국을 얼마나 아십니까제971호“중국이 자본주의화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여 세계 최대의 공장이자 세계 최대의 시 장, 나아가 세계 최대의 대국으로 발돋움해가는 것을 보 면서 어떤 걱정과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 일 것이다.” 눈 밝은 이들이 이처럼 중국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 할 때, 한쪽에선 영화 <...
“다큐멘터리 3일”, 어디로 보낼까?제971호주말 사흘 치외법권 구역으로 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미군부대 앞’이라는 공간은 독특한 치외법권 구역이자 미국의 대중문화가 교묘하게 이식돼온 장소다. 그곳은 낯선 전장으로 가기 직전 미국 청년들이 하룻밤 욕망을 발산하는 향락 구역만은 아니었다. 근처에서 좀 논다 하는 애들이 날벌레처럼 찾아와 클럽 밴드를 …
어른은 없는 세계 죽음의 카운트다운 제971호오늘날, 대한민국 10대의 학창 시절을 인생의 가장 평온하고 순수한 때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만약 그렇게 말하며 향수와 추억에 젖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거나 망각과 외면의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혹은 그들은 진정 운 좋게도 지금보다는 낭만이 허락된 시대에 10대를 보냈을 ...
유턴해야 닿을 수 있는 곳제971호인간이 사는 곳은 딱 둘로 나뉜다고 생각했다, 도시와 시골. 내게 도시는 ‘신나는, 지옥(地獄)’이었고, 시골은 ‘심심한, 천국(天國)’이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나 아르튀르 랭보가 요절한 나이가 될 때까지 나는 더 크고 화려한 도시를 찾아다녔다. 프라하, 바르샤바, 베니스, 로마, 부다페스트, 런던...
모텔 검색하는 여자 리뷰 남기는 남자제971호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 ‘MT 간다’는 말은 ‘모텔에 간다’ 는 말의 줄인 말이라고 한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가 2012년 발표한 논문 ‘욕망의 사회사, 러브모텔’에 나오는 말이다. 그만큼 모 텔에 가는 것이 일상의 일부가 됐다는 뜻이다. 대학생 이민호(24·가명)씨는 스마트폰 애플...
“능력이 모자라서 고압 송전탑 고집”제971호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구성된 토론그룹이 있다. 토론을 하다가 입장이 양쪽으로 갈리자, 각자의 입장을 정리한 초안을 써와서 쟁점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한쪽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파일을 통째로 받아서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베낀 초안을 냈다. 반면 다른 한쪽은 나름대…
우리는 얼마나 살아야 할까요?제971호“크고 맛없는 빵과 작고 맛있는 빵이 있다면 넌 그 중에 어느 것을 먹을래?” 초등학교 1학년 때, 하루 는 짝꿍이 질문을 해왔다. 때로 아이들도 철학을 한 다. 그때 내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난 빵 싫어하는 데, 둘 다 안 먹을래.” 이후 우리의 대화는 단절됐다. 영화 <루퍼>...
35살 어린 영계와의 사랑제971호6년인가 7년 만에 그녀를 만났다. 볼에 살짝 붙은 살집이 예전보다 인상을 좋게 만들었다. 그사이 그녀는 싱글맘이 됐다. “아버지가 유부남이지?” 하고 푹 찔렀더니 한사코 잡아뗀다. 그러면서 양육비는 한번에 받아냈단다. 내가 기억하는 그녀는 시크한 미인이었고, 일거리를 맡기려고 사람들이 줄을 섰다. 구애...
10년 한 삼킨 그대 올가을 행복하시라제971호한국 프로야구팀들은 확실한 캐릭터가 있다. 주력 선수의 트레이드가 활성화돼 있지 않고 고만고만한 선수 자원으로 9개 팀이 운영되는 리그이다보니 비슷비슷한 시즌 순위가 수년간 되풀이된다.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집단 각성이 있어야 순위 반등이 가능하다. 삼성은 한국 프로야구 출범 이래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