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댔다, 계속 치댔다제969호군 복무 시절엔 일주일에 두 번씩 쌀빵이 나왔다. 요즘 방송을 통해 유행이 된 ‘군대리아’다. 방송에선 맛있다고 난리인데, 사실 호불호가 확실한 메뉴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몇 개씩 먹어치웠다. 다른 누군가는 투덜대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쇠고기와 닭고기 패티가 번갈아 나왔다. 색깔은 달랐지만, 맛은...
사람이 부릴 수 있는 모든 요술제969호살면서 딱 두 번, 지상의 천국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 상하이의 밤거리였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거리의 조명이 뽀얀 오로라를 발산하고, 빌딩 꼭대기는 구름 위로 치솟아 있고, 넘실대는 각양각색의 네온사인 간판에 8차선 도로만큼이나 넓은 보행자 도로를 꽉 채운 사람들의 들뜬 표정까지, ...
최재봉 ‘그 작가, 그 공간’ 외제969호프랑스 대혁명 1~2 막스 갈로 지음, 박상준 옮김, 민음 사 펴냄, 각 권 1만8천원 프랑스의 대표 지식인인 저자 가 실제 역사 기록을 토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혁명을 재구 성한 책. 불합리한 봉건 질서 와 왕정체제에 반기를 들고 자 유·평등·박애를 향한 열정으 로 시작된 혁명이 어떻게 ...
케인스주의자의 경제위기 원인과 대안제969호폴 크루그먼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1998년, <경제학의 향연>이었다. 그의 책은 미국과 세계를 주름잡던 주류 경제학에 대해 명확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케인스는 옳다’는 단호한 선언과 ‘유럽연합(EU)의 통합 시도는 거대한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스위스, 검은돈의 천국제969호“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에서 어린아이들이 몸을 팔고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동안, 가정이 파괴되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몸을 누일 잠자리나 일거리를 찾 아헤매는 동안, 이 세 대륙의 적지 않은 나라의 지도급 인사들이 부패와 탈세, 약탈 등으로 긁어모은 수십억달 러가 스위스에 차곡차곡 쌓인다.” ...
올리브TV <마셰코 2>, 이 미션을 보낸다제969호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내가 제안하는 미션의 제목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더운 여름날 감방에서 고생하고 계실 모 그룹 회장님에게 넣어드릴 사식 메뉴를 만드는 것이다. 고된 수감 생활을 버텨낼 보양식, 찌는 더위를 이겨낼 냉요리, ‘재벌들 다 하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는 거야’ 하며 치밀어오르는…
이종석이 10대부터 30대까지 올킬한 이유제969호‘수하앓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나오는 수하(이종석)에 빠진 언니들의 하악거림을 일컫는 말이다. 고등학생인 수하가 20대 후반인 장혜성(이보영) 변호사에게 어린 시절부터 꽂혀 순정과 헌신을 바치는 내용이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게다가 수하의 ...
옛 노래가 아이돌을 만났을 때제969호<잊혀진 계절>을 부를 때의 이용은 정말 대단했다. 비록 ‘관제 행사’라는 오명이 붙긴 했지만 ‘국풍 81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바람이려오>로 인기 가수의 대열에 합류한 이용은 이듬해 발표한 <잊혀진 계절>로 최고 가수의 자리에 올랐다. 한때 한 해의 ...
하루키에게서 오징어 냄새가 난다고?제969호화제의 소설이 출간되기 전 화제의 리뷰가 먼저 있었 다. “미리 말해두겠지만, 저는 무라카미 작품에 있어 좋 은 독자는 아닙니다. <상실의 시대>도 도중에 읽다가 그 만두었고, <어둠의 저편>도 도중 퇴장, 제대로 읽은 것은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가장자리’ 진지 삼아 ‘말과 활’로 싸운다제969호말이 씨가 되었다. “말의 진지를 구축하겠 다”는 말을 처음 꺼냈던 건 2012년 4월 총선 직후의 일이다. 오래전 프랑스 파리에서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에 실린 멕시코의 원주 민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 스의 ‘4차 대전은 시작되었다’라는 글에서 읽 은 “우리의 말이 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