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유두열, 호세 그리고…제986호1982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2-0으로 뒤지던 한국은 8회말 김재박의 활약으로 동점을 만든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동국대 4학년 한대화는 볼카운트 2-3에서 들어온 몸 쪽 직구를 끌어당겨 잠실구장 왼쪽 폴대 상단을 때리는 영화...
‘민족시인’과 수능시험제986호환경미화 심사를 하러 선생님들이 들어오셨다. 우리는 남학교 못지않게 엉망인 교실을 부랴부랴 닦고 쓸고, 교실 뒷벽에는 절대 교체하지 않을 명시나 명화들을 ‘이달의 시’ 같은 제목으로 떡하니 붙여놓고 앉아 있었다. 둘러보던 한 선생님의 표정이 갑자기 이상해지더니 밖으로 나가셨다. 좀 있으니 교장실에서 나를 불…
형, 이렇게 일하는데 사는 건 왜 힘들어져?제986호대책서[명사]해피콜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해당 수리 기사의 셀(Cell·두 개의 셀이 하나의 팀을 이룸) 구성원 전체가 일과 뒤에 모여 ‘대책회의’를 열고 원인 분석과 향후 계획을 담은 ‘대책서’를 쓴다. 0730 미팅[명사]대책회의 다음날 아침 7시30분에 전 직원과 사장이 ...
대통령 빼닮은 김석기제986호지독한 자기최면이다. 5년이 차가도록 그는 변하지 않았다. 자기최면은 더욱 강고해져서 하나의 신념체계로 자리잡은 듯하다. 자기최면이 신념이 될 때 신념을 가장한 책임 회피는 또 다른 비극을 부를 수 있다. ‘그들의 죽음은 그들의 책임’이란 자기최면은 법 집행자로서 가장 위험한 ‘유사 신념’이다. 망루를 태우…
1997년 대선, 권영길은 틀렸나제985호“이 자식 불온학생이구만. 막스 책을 갖고 다니네.” “그거 막스 베버인데요.” “그래, 카를 막스 베버.” 1970~80년대 군사정권의 불심검문이 횡행하던 때, 카를 마르크스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막스 베버 책을 가지고 있으면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일화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 이름 때문에 오해를 ...
1인칭 주어들이 연대하는 세상제985호요즘 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몸쓰기’보다 ‘말하기’가 좀더 우점종인 듯하다. 복수의 남녀가 만나 속물적인 욕망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짝짓기 프로그램을 보면 ‘리얼’이라는 표현이 과한 수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출연자들은 더러 구설에 휘말리기도 하는데, 극단적으로 한 인기 여가수는 가…
지그문트 바우만 <부수적 피해> 외제985호부수적 피해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정일준 옮김, 민음사 펴냄, 1만8천원 군사활동시 불가피하게 따르는 민간인 피해를 이르는 ‘부수적 피해’라는 미국 군사용어를 확장해 현대사회 전반을 진단했다. ‘부수적’이라는 말 속에 도사리는 ‘고의는 아니다’라는 무책임함은 사회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며, 권리와 기회에 …
이외수 <마음에서 마음으로> 외제985호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외수 지음, 김영사 펴냄, 1만3300원 이외수의 초월적인 내면의 깊이를 가장 깊숙이,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 최초의 책. 예술과 인생, 세상의 가장 깊숙한 진실을 직시한 이외수가 깊은 성찰에서 길어올린 영혼의 언어들, 삶과 우주의 비전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삶의 ...
법관이여, 문학을 읽으십시오제985호<파이 이야기>의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은 자신의 나라 총리에게 책을 권하는 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했다.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기네스북>이 자신이 읽은 가장 인상적인 책이라고 꼽은 사람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각하, 문학을 ...
명탐정 정약용을 아느냐제985호“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렷다.” 봉두난발을 한 이에게 사또가 호통을 친다. 죄인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곤장뿐. 매에 장사 없다고 형틀에 포박된 이는 초죽음이 되도록 문초를 당한 뒤에야 죄를 자인한다. 사극의 익숙한 한 장면. <혈의 누> <별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