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먹방들 외제985호프랑스 먹방들 <초콜릿> <바베트의 만찬> 등 ‘식도락 영화’ 모은 시네프랑스 영화계의 ‘먹방’을 모았다. 프랑스문화원에서 매달 주제별로 예술영화를 선별해 상영하는 ‘시네프랑스’ 프로그램의 11월 주제는 ‘영화와 식도락’이다.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 극장에서 매주 화요...
유독 마음이 약해지는 ‘자학리더십’제985호기자 초년병 시절 ‘주적’은 전화벨과 수저였다. 신문사에는 24시간 전화벨이 울린다. 은밀한 제보부터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호소까지 전화선을 타고 흐른다. 고로 전화 한통 한통을 무심히 넘겨선 아니 되건만, 마감 초치기에 돌입하면 벨소리는 한쪽 귀로 들어가 한쪽 귀로 빠져나갔다. 그런데 어느...
당신은 굴피부, 나는 굴껍질제985호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뜻이다. 대식가로 유명한 소설가 발자크는 앉은 자리에서 144개의 굴을 먹어치웠다던데, 아내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굴귀신’으로 통했다. “굴이라니, 신의 한 수로세!” 아내는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랬구나, 당신은 어려서부...
‘무한도전’가요제의 명암제985호제대로가 아니면 곤란한 지경 <전국노래자랑>, 그다음은 당신들이다. 무도 가요제는 이미 <무한도전>의 한 미션이 아니라 전국적인 가요 행사의 위치에 올라섰다. 2회 정도까지는 “도대체 얘들이 뭐하려고 하나?” 싶은 예측불허의 허술함이 매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최강...
교복 입은 테러리스트제985호최근 한국 영화에서 파국적 결말이 늘고 있다.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대중성을 전면에 내세운 대작들도 파국적 결말을 취한다. 더 기이한 경향은 청소년들이 파국의 주체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화이> ...
유신은 갔어도 기념비는 남았다제985호푸른 비닐 차양 아래는 길게 나래비 선 하차객들로 북적거렸다. 장거리 여행의 피로감 탓인지, 다시 시작될 고단한 일상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양복과 양장을 갖춰 입은 필사적 노력도 안면에 팬 골 깊은 타향살이의 그늘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끔 초등학교 교사처럼 차려입은 중년신사가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응답하라, 고통 없는 청춘의 연애여제985호잊고도 살 만한 이야기는 편안하다. 잊었다가 다시 생각나면, 아련하다. 어떤 노래로, 어떤 영화로, 어떤 인물로 문득 생각나는 시절. 지독한 그리움보다는 문득 스치는 아련함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tvN 주말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제985호어느 노파가 휠체어에 실려 병원에 왔다. 질문을 해도 눈만 껌벅일 뿐 말을 못한다. 함께 온 아들·며느리가 설명을 대신한다. 노파의 주름진 얼굴엔 표정이 없다. 앙상한 팔다리엔 안 쓴 지 오래된 근육들이 흔적처럼 말라붙어 있고 관절은 오그라들어 펴지지 않는다. 마치 해묵은 기름종이를 구깃구깃 뼈다귀 위에 억지로…
도인일까 속인일까제985호고백부터 해야겠다. 이번엔 ‘만나도 다 몰라?’다. 우선 만남이 8~9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이게 다 과음과 출산으로 뇌세포가 죽은 탓이다). 게다가 김진태라는 이름의 검사가 여럿이었다(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그땐 검사였다). 김진태 1·2·3·4로 번호까지 붙여 구분했다(자기들끼리도 헷갈리는데 나는...
꿈을 이룬 사내제984호즐거운 기억으로 반추하기는 하지만 군대 시절과 더불어 결코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내 삶의 한 부분이 6말7초(六末七初) 까까머리 중·고교 시절이다. 그래도 만에 하나 돌아간다면 꼭 다시금 잘해보고 싶은 과목이 ‘기술’ 과목이다. 시골로 이사와 살다보니 <수학의 정석>이니 <성문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