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가의 깨끗함은 넝마의 더러움이 지탱했다제988호【열가】 [명사] 부유한 사람들이나 상류층을 지칭하는 넝마주이 은어. 넝마주이들에게 열가는 닿을 수 없는 현실 너머의 신분이며, 서울 강남은 오를 수 없는 열가들의 성이다. 【난장꿀임】 [명사] 한뎃잠을 뜻하는 은어. 과거 넝마주이들에게 난장꿀임은 일상이었다. 강남구청의 넝마공동...
고작 30대였던 그제988호절대로 보러 가지 않을 수 없는 속편들이 있다. <영웅본색 2>나 <쥬라기공원 2>가 그랬다. <영웅본색 2>는 죽었던 소마에게 실은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는 어이없는 설정이 몹시 속보였지만 롱코트 쌍권총의 저우룬파(주윤발)를 다시 보고 싶다는 ...
차은상은 알바연대에 가입하라제988호<개그콘서트>의 송병철은 맨날 당한다. ‘정 여사’에서는 두 모녀를 ‘어서 옵쇼’로 맞았다가 막무가내 “바꿔줘”에 당하고는 “부자들이 더한다니까”로 마무리한다. ‘씨스타29’에서는 “아홉수라 그”런 두 언니의 희생양이다. 두 언니는 송병철에게 끈적한 눈길을 주고 유혹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성희롱으로밖…
로버트 쉴러 ‘새로운금융시대’ 외제987호새로운 금융시대 로버트 쉴러 지음, 노지양·조윤정 옮김, RHK 펴냄, 1만7천원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가 ‘금융’과 ‘좋은 사회’라는 두 화두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 책. 금융맨들의 역할과 책임을 설파할 때는 매서운 자아비판을 보여주고, 금융의 사회적 순기능을 ...
고주환 ‘나무가 청춘이다’ 외제987호나무가 청춘이다 고주환 지음, 글항아리 펴냄, 1만5천원 온대 활엽수림의 보고 치악산 자락의 천연기념물인 성황림마을에서 태어나 나무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관심 속에 성장한 저자가 풀어내는 우리 일상 속의 나무와 풀 이야기. 계절마다 치열하게 생명을 길어올리는 산천초목의 다양한 색채와 맛에 사람·역사·풍속…
장애인의 속삭임 외제987호장애인의 속삭임 공연도 함께하는 한국영상자료원의 ‘배리어프리 영화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제’가 11월28일~12월1일 서울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다. 28일 저녁 7시 개막식에서는 어둠 속에서 소리만으로 느끼는 공연, 시각장애인 멤버...
비단길 찾아 떠난 학문의 길제987호‘辭典’이 아니라 ‘事典’이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의 <실크로드 사전>(창비 펴냄)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단어의 뜻과 용례를 풀어쓴 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물이나 사항을 모아 그 하나하나에 긴 해설을 붙인 책’이다. 실크로드와 연결된 모든 것을 담았다. 표제어나 색인의 개수 ...
‘복습’ 통해 ‘예습’하라!제987호변호사 한승헌은 박정희부터 노태우까지 군사독재 정권의 권력자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그 반대편에서 그들을 비판하고 싸우며 세상을 바꾸려다 모진 고초를 겪은 이들에겐 별 같은 존재였다. 그의 삶을 흠모한 이들이 펴낸 ‘한승헌 변호사 법조 55년 기념선집’ 가운데 하나인 <권력과 필화>(문학동네...
삶과 쉼, 문학과 역사가 함께하는 200㎞제987호지독하게 추운 날이었다. 토끼 꼬리만큼 짧아진 겨울 해는 길을 가야 하는 객의 사정을 외면하고 서둘러 고개를 넘어버렸다. 어둠 역시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았다. 자동차 전조등에 모습을 드러낸 길은 하얗게 빛을 내었다. 얼어붙은 그 길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를 따라 이어졌다. 길을 등지고 다리를 건너서야 ...
‘노동OTL’의 원형이 여기 있다제987호‘21’이라는 숫자는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2001년, 이젠 진짜 빼도 박도 못할 21세기였다. 과학자들은 ‘마음의 달력’ 2000년이 아니라, 2001년을 새 천년의 시작이라고 했다. ‘새로운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21이란 숫자를 달고 나왔던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