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 나는 ‘악산’들제1114호 ‘악’자 들어가는 산이 많다. ‘큰 산’ 또는 ‘높은 산’을 의미하는 ‘악’(嶽=岳)자를 쓴다. 뫼산(山, 산봉우리) 부수에 ‘삐죽삐죽 내밀다’라는 뜻과 음을 동시에 나타내는 한자 ‘獄’(옥→악)으로 이뤄졌다. 명칭에 ‘악’자가 들어간 ‘~악산’은 보통 암봉과 암릉이 절경을 이룬다. 조선 육악,...
보험 대신 오늘의 밥과 술제1114호 밥을 팔다보면 각자가 먹은 밥값을 나눠 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끼니란 누구에게나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일상일 것이므로 끼니에 대한 값을 내는 방식으로 감정노동하지 말고 각자의 밥값은 나눠 내자는 합의에 따른 행위일 것이다. 밥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야 밥값을 어떻게 지급하든 상관없지만 계산할 때…
늘 거기 있어줘요 헤비제1114호 록밴드 라이프앤타임은 얼마 전 전국 투어를 하며 대구 대명동 ‘클럽 헤비’에서 공연했다. 폰부스 역시 지난해 전국 투어의 대구 공연장으로 클럽 헤비를 선택했다. 최근 클럽 공연이 다시 잦아진 기타리스트 조정치도 클럽 헤비 무대에 올랐다. 장기하와얼굴들, 국카스텐, 디어클라우드 등 전국을 돌며 공연하는 밴드 ...
지금 내가 할 일 나를 더 사랑하는 것제1114호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살길 바라.” 요즘 tvN 월·화 드라마 <또 오해영> 때문에 울고 웃는 여성이 많다. 동시대 여성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대변하는 공감의 서사가 무엇보다 큰 호평 지점이다. 특히 주인공 오해영(서현진)이 자신의 오랜 열등감을 고백한 뒤, 그럼에도 애틋...
‘웃픈’ 승리, 나선정벌제1114호우리는 텔레비전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접하는 역사 이야기를 별 의심 없이 과거의 진짜 사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 시절 학교에서 배운 역사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신뢰를 보낸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역사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그 소소한 내용을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
<그런 일> 외 신간 안내제1114호 그런 일 안도현 지음, 삼인 펴냄, 1만3500원 시인이 14년 동안 써온 산문 모음. 그의 문학이 익어온 길, 자작시 해설과 시작 노트, 시로 가는 일주문 ‘은유’란 무엇인지 등이 소복하다. 시인이 통탄하는 나라 꼴. “바야흐로 언어는 거리에 구부러져 뒹굴고, 꽃들은 뒤틀리며 ...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완벽하지 않아>제1114호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그런데 통증이 무뎌졌기 때문일까. 우리는 그것 또한 큰 폭력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때가 많다. 직장 상사로서,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그리고 연인으로서, 존중을 바탕으로 형성되어야 할 ‘관계’가 상대방이 원치 않는 무언가를 계속 억압적으로 강요해 점차 병…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처럼제1114호 임자를 찾았다. 이 시와 데칼코마니 같은 사람. “옳지 최선의 꼴/ 지금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정현종 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마지막 연) 정새난슬(35). 재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였고 2013년 펑크밴드 보컬과 결혼. 2년 만에...
질주하고 노래하며 도전한다제1114호아랍 지역 영화를 통해 한국과 아랍의 접점을 만들어온 아랍영화제가 5월26일~6월1일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로 다섯 번째다. 알제리·이집트·튀니지 등 아랍 여러 국가의 영화 15편을 상영하는 이번 아랍영화제에선 특히 아랍 출신 여성감독들의 영화 3편을 선보인다. 개막작 <나와라의...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제1114호 과학은 매 시대, 인간에 대한 해석을 경신한다. 한국인 최초의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책 <오래된 연장통>(2010)은 한국 사회에서 또 한 번 그 일을 해냈었다. 선풍이 불었다. 선풍기처럼 시원시원한 문장에 실린 최신 과학이 불어오자 독자들은 환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