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야 오늘은 좀 쉬자제1112호남들이 쉬지 않는 화요일이 휴무라서 좋은 것은 어딜 가든 한적하고 조용하다는 것이다. 휴일 한낮에 시장을 나가도 느릿느릿 걸으며 상인들이 내놓은 물건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고, 한가해진 식당에 홀로 앉아 밥을 먹고 오랫동안 막걸리를 마셔도 자리 하나 차지한 것을 미안해하며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
지우개를 쓰지 않는 역사제1112호 연재 순서 ① 진성여왕의 몰락 ② 나라이름 ‘대한민국’과 동북공정 ③ 무신정변 이후의 혼란 ④ 영웅이 아니라 나라가 이겼다 ⑤ 누가 혜공왕을 시해했을까 ⑥ 아첨꾼을 사랑한 임금 ⑦ 지우개를 쓰지 않는 역사 *...
모기의 기습제1112호 연초부터 미국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던 지카바이러스(신생아 소두증 유발)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중남미와 미국 본토를 넘어 이제는 한국에까지 퍼져들었다. 특히 8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서른한 번째 올림픽이 개최된다. 큰 스포츠 행사로 남미 지역 왕래가 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지카바이…
양심의 이름으로, 헤세제1112호문학인 중 가장 선량한 모습인 헤르만 헤세(1877∼1962)의 고향은 독일 남서쪽 끝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나골트 강변의 칼브이다. 그 강의 성 니콜라이 다리에 헤세의 등신상이 서 있다. 그가 즐겨 놀았던 곳이라 2002년에 세운 것이다. ‘너도 헤세처럼 될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는 바젤...
마포구 즐거운 ‘돈의 반란’제1112호 서울 마포구는 ‘돈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4만원어치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5월11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음식점 ‘두리반’에서 두 종류의 화폐가 오고 갔다. 하나는 전국 어디서나 유통되는 원화, 다른 하나는 마포구 30곳의 가게에서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공동체가게 이용...
내려오라, 벼랑 끝으로제1112호 ‘중묘지문’(衆妙之門). 무릇 오묘함의 문. <노자> 제1장의 마지막 넉 자. 소설가 정유정(50)의 작품은 소설로 몸 바꾼 중묘지문이다. <노자>는 중묘지문을 일러, 역시 단 넉 자로 묘사한다. ‘현지우현’(玄之又玄). 어둡고도 어둡구나. 정유...
‘바이러스 재난’ 컨트롤타워가 없다제1112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광풍이었다. ‘1번 확진 환자’의 증상이 발현한 게 2015년 5월11일이었다. 꼭 1년 뒤인 올해 5월11일 현재 확진자 186명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열에 둘이 숨졌다. 경제적 손실도 컸다. 메르스 환자의 진료·격리에 나섰던 의료기관·약국·상점 등 23...
혐오의 시대제1111호 가히 혐오의 시대다. 어느 때보다 성소수자와 이주민을 공격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총선은 압권이었다. 거대 정당들의 대표급 인사들이 동성애와 이슬람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역시 ‘누가 이런 법 찬성하느냐’며 일축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유엔조약기구의 국가 심의 때마…
운수 좋은 날제1111호 새침하게 흐린 품이 비가 올 듯한 날이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날만 흐렸다. 그날은 그러니까 첫 타석부터 운수가 좋은 날이었다. 오랜만에 입맛에 딱 맞는 투수였다. 어슬렁거리는 투구폼에서 날아오는 공은 대체로 무릎에서 가슴 사이에 일정하게 도착점이 형성됐고, 무엇보다 빠르지 않았다. 사회인 야구에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제1111호 내 이름은 만세, 고양이다. 가끔 인간들이 쓰는 물건의 용도가 궁금할 때가 있다. 책이나 TV에서 보여주는 인간들의 일상이 표준인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 집에 사는 인간들이 물건을 쓰는 방식은 표준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게 맞는 걸까. 우선 소파.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