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비트코인제1168호 금(金)의 원소기호 ‘Au’는 라틴어 아룸(Arum)에서 따왔다. 이 아름답고 대체 불가능한 금속은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늘 권력과 함께 욕망의 정점에 위치했다. 금이 곧 권력이었고, 인간의 권력을 작동시키는 완력은 금에서 왔다. 금의 권능은 본질적으로 희소성에서 나온다. 금은 왜 그렇게 귀할까? 아쉽...
이 구역의 가성비 갑은 나야제1168호금수저 물고 빠는 인간을 제외하고 우리 같은 흙수저에겐 가성비가 가수비보다 더 중하다. 여자친구와 분위기 내고 싶을 때, 친구에게 ‘제대로 쏘(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을 때, 처자식에게 가장의 배포를 보여주고 싶을 때, 주머니 걱정 없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래서 찾았다.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리며 가격...
<일하지 않을 권리> 외 신간 안내제1167호 일하지 않을 권리 데이비드 프레인 지음, 동녘 펴냄, 1만6천원 일하고 임금을 받는 것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우리의 자율성을 얼마나 방해하고 삶을 망가뜨리는지 분석한다. 일 중심성이 덜한 생활로 바꾼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발견한 새 즐거움을 소개한다. ...
“문어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제1167호 “조지는 착했어요.” “트루먼은 기회주의자였죠.” “기네비어는 충동적이에요.” 조지·트루먼·기네비어가 ‘당연히’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틀렸다. 이들은 두족류(Cephalopods)의 대표적 생물인 문어다. 보송한 털 대신 끈끈한 점액으로 뒤덮여 있고, 척추가 없는데다 푸른색 피, 세 개의 ...
가치와 가격제1167호 최근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라는 책을 작업했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등으로 환경 논픽션 작가로 자리잡은 남종영 <한겨레> 기자가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 방사 과정을 중심에 놓고 동물복지의 기본 개념 등을 풀어놓은 신간이다...
백일의 기적제1167호 “백일의 기적은 없습니다.” 지난 칼럼 ‘아내의 독박, 육아’에 달린 댓글들을 아내와 함께 소리 내어 읽다가 스크롤하던 손가락을 잠시 멈췄다. 아니, 많은 육아 선배들이 “백일까지만 버텨보라”고 귀가 따갑도록 말해준 조언이 거짓말이었나. 딸 도담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하고, 목을 가누면서 ...
‘벌통 아파트’ 짓기제1167호 분봉(벌무리가 벌집을 버리고 떠나는 것) 위기를 잘 넘긴 벌통의 벌은 꿀을 모으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한다. 6월, 아카시아꽃을 찾아다니던 벌은 이제 밤꽃 위에 내려앉을 준비를 한다. 아카시아꿀은 투명한 노란색이고 밤꿀은 짙은 갈색이다. 아카시아꿀보다 밤꿀이 더 쌉사름한 맛이 난다. 이렇게 꿀의 맛과 ...
‘노 룩 대화’ 피하면 성공한 인터뷰제1167호꽤 오랜 시간 인터뷰를 하다보니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인터뷰를 잘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2002년 대통령선거 직후 노무현 당선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잘할 수 있는 요령이 뭡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러겠네, 고민이겠네”라며 잠시 뜸을...
아재들의 술술 넘어가는 잡학 수다제1167호 인문학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이 화제다. <삼시세끼> <윤식당>을 성공시킨 나영석 PD의 신작답게 ‘여행’과 ‘음식’을 키워드로 삼는다. 유시민, 김영하, 정재승 등 예능...
우리 모두의 아버지, 아우구스트 가이거제1167호 여기, 기쁨을 찾기보다 고통을 피하며 사는 게 더 유익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 우선 그의 아들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보는 게 좋지 싶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어권 문학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 아르노 가이거. 그가 2011년 출간한 <유배 중인 나의 왕>에는 이른바 ‘작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