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으로 흥한 자 악으로 망하리제1199호 <리턴>은 부유층 남성들이 연루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스릴러물이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최경미 작가의 필력과 고현정·정은채·신성록·봉태규 등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드라마는 여러 장르물의 흔적을 담고 있다. 부유층 남자들의 모임과 펜트하우스 여성 주검 설정은 영화 <더 ...
<소진 시대의 철학> 외 신간 안내제1198호소진 시대의 철학 김정현 지음, 책세상 펴냄, 1만6천원 니체 철학 연구자의 동시대 탐구서. 현시대를 ‘소진 시대’로 진단한다. ‘유리병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파리’ 같은 처지에서 탈출하기 위한 철학적 사유는 무엇일까. “살림의 실천 운동, 생명 문화 운동을 우리 삶의 현장에서 시작...
알뜰살뜰한 북극 길라잡이제1198호제사(題詞) 자체가 책의 ‘압권’인 때가 있다. 제사는 ‘책의 첫머리에 그 책과 관계되는 노래나 시 따위를 적은 글’이다. <아틱 노트>(지오북 펴냄)의 제사가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찾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때때로 고독과 사색이 필요하다. 깨달음은 분주한 문명의 중심에서 오지...
'1987'이 게임을 만날 때…제1198호 1990년대 대학 영화 동아리 회원들이 꼭 봤던 ‘대만 영화’가 몇 개 있다. 허우샤오셴 감독의 <비정성시>(1989)와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이 대표적이다. 대만 사회를 38년간 억누르던 계엄령이 해제된 1...
디지털 육아의 역설제1198호 아이에게 태블릿을 쥐여주기로 결정한 다음, 아빠는 새 고민에 빠졌다. 아가님이 태블릿 중독이라도 되면 어쩌나? 중독이라면 어른도 자유롭지 않다. 일전에 어느 학술행사에 갔다가, 한국 사회의 게임중독이 늘어난 배경이 ‘외환위기 사태’라는 주장을 들었다. “나는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는 나를 배신했다. 하지만 …
“꼬미야 꽉 잡아!”제1198호 몇 차례 폭설이 내리고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밥 주던 고양이 중 몇몇이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겨울이면 반복되는 일이라 이젠 적응할 만도 한데 안 보이는 고양이에 대한 걱정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남은 고양이는 살아야 하니 밥 배달을 멈출 수 없다. 오래 운영해온 급식소 ...
가즈아와 쭈꾸미가 된 크로커다일제1198호 어쭈구리~. 지난 금요일, 고향 친구 쭈구리(별명)가 전화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녀석은 서울 나오는 길에 새해맞이 얼굴이나 볼 겸 연락했다고 했다. 예전에도 이 지면에 쭈구리를 팔아먹은 적 있지만, 나만 기억할 탓에 간략히 녀석의 캐릭터를 소개한다. 학창 시절 녀석은 자신이 듀스의 ...
콤플렉스가 빛이 되다제1198호 그녀의 가장 아픈 결핍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이었다. 영화 <줄리 앤 줄리아>에서 전설의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리프)는 사랑하는 여동생이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편지로 전하자, 울다가 웃다가 어쩔 줄 모르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여동생의 임신 소식에 감격한 나머지 “난...
떼창에 반한 도둑들제1198호 ‘나싱 벗 시브스’(Nothing But Thieves)라…, 그냥 도둑들? 2016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진을 확인하던 중, 특이한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메인이 아닌 서브 무대이긴 해도 ‘헤드라이너’(무대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장 비중 있는 ...
대개 우습고 때때로 찡한제1198호 어떤 책은 다른 지평으로 우리를 이끌어 삶의 경로를 변경하게 한다. 또 어떤 책은 가만히 다가와 고단한 일상에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김보통 만화가의 신작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한겨레출판)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유년 시절의 상처를 쓸쓸히 위무하면서도 ‘자기 앞의 생’을 다르게 살도록 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