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정은 너의 연애보다 열렬했다제1208호 둘째 아이가 이번 여름에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미국은 새 학년이 가을에 시작하고 초여름에 마무리된다. 올해 가을이면 아이는 중학생이 된다. 유아원부터 8년을 보낸 곳이기에 떠나는 마음이 각별하다. 아이 때부터 함께했던 익숙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로 한 걸음 내딛는 기분에 조금 ...
닭곰탕과 슬픈 유채꽃제1208호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2년 가까이 맡아온 자회사 ‘씨네플레이’ 일을 마치고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기 앞서, 나를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20대 청춘 시절에도 안 해본 ‘나홀로’ 여행을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감행한 건 그 때문이었다. 믿는 구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제주도엔 박은석이 ...
‘게임계 구성애’를 기다리며제1208호1998년 10월 MBC는 <구성애의 아우성>을 2주 긴급 편성했다. 아침 프로그램에서 석 달 전 방송했던 성교육 강의가 호응을 얻으며 방송 횟수가 3회에서 7회로 연장된 뒤였다. 그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클릭 몇 번만으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인터넷이 확산되던 때, 부모들은...
시각화한 괴담 극대화된 공포제1208호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혼자서 본 공포영화 <곤지암> 이야기다. 벚꽃이 흩날리는 4월10일 오후, 서울의 한 극장에 갔다. “(영화 <곤지암> 보고 오줌) 지리는 거 아냐.” 20대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말을 건네며 상영...
<선생님, 노동이 뭐예요?>외 신간 안내제1207호선생님, 노동이 뭐예요? 하종강 지음,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펴냄, 1만2천원 40여 년간 노동 상담·교육을 해온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노동’과 ‘노동 인권’에 대한 이야기. 노동이 언제 왜 생겨났는지, 선생님이나 연예인도 노동자인지 등 노동에 대한 ...
고마해라, 마이 무으다 아이가제1207호무슨 말일까요. 본추 분초 불구 푸추 졸파 부자 비자 소푸 소풀 솔 정구지 소불 세우리 불초. 표준어 ‘부추’를 가리키는 말들입니다. 방언은 이렇듯 다양합니다. 지역 사람마다 서로 다른 말을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표준어-방언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입 아래 코’란 말이 있어요....
독자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라제1207호결국 <콘텐츠의 미래>(바라트 아난드 지음, 리더스북 펴냄)를 읽고 말았다. <콘텐츠의 미래>는 지난해 말 서점에서 발견하고 ‘앗, 이거 완전 나를 위한 책이네’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집어 살펴봤던 책이다. 출판이라는 전통적 콘텐츠 비즈니스에 속한 내게 ...
실패한 형의 이름으로제1207호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아버지를 험담하면 듣기 싫었다. 아버지가 두고두고 욕먹을 짓을 했어도, 어머니가 아버지를 깎아내리는 소리는 듣기 괴로웠다. 명절에 할머니가 친척들 앞에서 어머니의 잘못을 트집 잡으면 참지 못하고 대들었다. 내가 듣는 걸 알면서도 그러는 게 싫었다.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나를 ...
일장기 내린 자리 성조기가 올라갔다제1207호 그날이 왔다. 드디어 해방의 그날은 왔다. 1945년 8월15일 정오, 포츠담선언을 받아들인다는 조서가 일왕의 목소리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언뜻 들어서는 일본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한문체 문장이었지만, 일본이 패배했다는 소식은 전 조선에 급하게 퍼져나갔다. 전쟁에서 진 일본에 8월15일은 ‘가장 긴 ...
프로그래밍 학습 아닌 퍼즐풀이제1207호 과학(S)·기술(T)·공학(E)·수학(M)의 첫 자를 딴 ‘스템’(STEM) 교육. 여기에 예술(A)이 첨가된 것이 요즘 ‘핫하다’는 ‘스팀’(STEAM) 교육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교육. 옛날의 나 같으면 ‘융합인재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인가’라며 딴죽을 걸었으련만,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