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씨네 사랑방제449호 메케, 쾨쾨한 나무숯 냄새가 안순씨네 사랑방을 채운다. 오막살이 농가여도 기름보일러 놓는 것이 다반사여서 군불 때는 방구들 만나기 쉽지 않은 터라 나무 태우는 냄새에 연신 코를 벌름거린다. ‘들어서는 곳’이라는 흔적만 있을 뿐 특별히 대문이 없는 안순씨네 앞마당에는 ...
새/음/반제449호 린하이 월광의 추억 ‘Moonlight Frontier’ 중국에서 태어난 린하이는 클래식과 재즈, 동양이라는 세 가지 코드를 버무린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다. 지난해 발매된 이 음반은 대만의 ‘골든 멜로디 어워드’에서 ‘최우수 연주 음반’으로 선정돼 ‘양안’(중국과 대만)...
본질이란 무엇인가제449호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우리는 가끔 본질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가장 흔한 표현으로는 “이 개념·현상·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것이 있다. 그 배경에는 “본질을 알아야 어떤 개념이나 현상에 관한 참된 이해를 얻을 수 있으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
건강의 활력소를 찾아라제449호 건강만들기 여가활동에서 보람 느끼며 에너지 충전… 짜투리 시간에 몸 풀어주고 서서 지내 본디 강건한 체질이 아닌지라 하늘이 주신 몸을 매사에 무리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려는 마음 덕분에 이만큼 살 수 있었구나 생각하지만, 새삼 건강 얘기를 하려면 쑥스럽기만 하다. 평시에 잠이...
뉴욕 창세기, 그 죽음의 풍경제448호 미국 현대영화 거장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사실주의 서사 드라마 <갱스 오브 뉴욕>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미국 현대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건 그의 작품 속에 배어 있는 음습한 사실주의 덕분일 것이다. <좋은 친구들>이나 <카지...
모던보이 나가신다제448호 안석영의 만문만화에 나타난 근대의 얼굴… 신세대 식민지 청년의 절망과 환상 읽어 ‘모던 보이’, ‘모던 걸’은 일제시대 정보와 유행의 첨단을 좇던 신세대들을 일컫는 이름이다. 이들이 만난 세상의 풍경은 어떠했을까. 또 반대로 이들을 바라본 세상의 눈길은 어떠했을까. ‘만문만화’(漫文...
새/음/반제448호 맬 왈드론 & 아치 셰프 지난해 1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세상을 접은 재즈 피아니스트 맬 왈드론의 유작 음반이다. 그는 1959년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빌리 홀리데이의 마지막 피아니스트였다. 빌리 홀리데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일까. 프리 재즈에서 시작해 탁월한 ...
자본을 벗어난 시장을 찾아서제448호 고전적 좌파의 질곡을 넘는 대안의 경제 모델… 문화적으로 경제·정치 행위 재구조화 시도 “90년대 내내 나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운동의 침체 상황을 쇄신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주류를 형성해온 헤겔리안 마르크스주의의 질곡을 넘어설 과감한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안방에 핏방울 떨어지네제448호 <무인시대>와 <야인시대>의 폭력적 영웅 만들기… 도끼와 칼, 주먹 등이 지배하는 ‘역사’ 드라마 한국방송 대하드라마 <무인시대>의 한 장면. 이고가 휘두른 쌍칼에 문신들이 우수수 쓰러지고 이의민이 던진 도끼는 한 ...
모델에 의한, 모델을 위한제448호 [모델] 가상세계를 지배하는 환각적 아이콘… 초라한 일상에 침투해 감각 마비시켜 신문이나 잡지에서 흔하게 접하는 단어가 ‘모델’이다. 어떤 자동차 업체가 새 차를 발표할 때, 차의 모델은 어떻다고 설명하고, 가십난에 나올 뻔한 이야기 속에는 간혹 누드모델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