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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건강의 활력소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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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3-0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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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만들기

여가활동에서 보람 느끼며 에너지 충전… 짜투리 시간에 몸 풀어주고 서서 지내

양만기/ 투자신탁협회 회장
본디 강건한 체질이 아닌지라 하늘이 주신 몸을 매사에 무리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려는 마음 덕분에 이만큼 살 수 있었구나 생각하지만, 새삼 건강 얘기를 하려면 쑥스럽기만 하다. 평시에 잠이 오면 자고, 억지로 못 참고, 밤샘 못하는 체질도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모든 음식을 골고루 다 먹지만, 가능한 순두부·보리밥·채소정식 등을 먹고 기름진 음식집은 일부러 찾지는 않는다. 외부만찬 다음날 아침식사는 생략하는 습관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술은 소주 2~3잔이면 그 자리에서 염치없이 졸고, 젊을 때 좀 피우던 담배도 인후가 아파서 그만두었으니, 두주불사하는 분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젊은 시절엔 주말에 테니스를 하거나 직장 산악회를 좇아 명산과 근교산을 즐겨 올랐다. 우리나라처럼 등산하기 좋은 산이 많은 나라가 어디 또 있으랴. 지금도 마음만 먹고 물병 하나 차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1시간 안팎 거리에서 멋진 산이 기다린다. 휴일날 산을 메운 인파를 보면 건강 걱정하는 사람은 하나도 안 보이고, 모두 자연과 대한민국을 한껏 즐기고 있으니 얼마나 대견한가.

느지막하게 배운 골프 때문에 한 5년은 날마다 새벽 연습장에서 살았고, 그 뒤로는 하체 단련한다며 양재천에서 아침조깅을 5년 넘게 했다. 그래선지 운동신경 둔한 내가 싱글도 더러 쳐보았고 고수 친구들을 놀라게도 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란 이상해서 그 좋던 조깅도 장마 핑계대고 2~3일 거르면 다시 시작하기에는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더욱이 기관장을 맡은 이후로는 숱한 조찬·만찬 행사 참석이 불가피해서 종래 생활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가끔 하는 조깅 이외에 빈 시간대를 활용해 헬스에서 기계운동을 하고, 차 타고 지나가다 대중 사우나에서 목과 어깨를 풀어본다. 사무실에서 바쁜 틈새를 이용해 중국 기공류의 스트레칭을 잠깐 해보면 몸이 달라진다. 일과를 처리하는 중에도 소파에 앉지 않고 가급적 서서 지낸다. 이렇게라도 해서 운동부족의 아쉬움을 달랜다. 요즘 나온 이론을 보면 강도 높은 과잉운동이 건강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신체운동 이외에 더욱 중요한 것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지 않는 것이다. 좋아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거나, 보람 있는 여가활용 방법이 있으면 정신과 신체의 건강이 함께할 것이다. 카터 대통령처럼 노력봉사를 하는 것도 좋다. 때로는 화면 좋은 TV로 멋진 DVD를 한편 보고, 좋은 앰프로 첼로·피아노 연주를 즐기거나 황병기의 가야금, 장사익의 가락을 듣다가 아내와 함께 노래방에 가서 목젖을 틔우면 이 또한 건강에 좋은 활력소가 될 것이다.

양만기/ 투자신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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