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기아를 ‘홍어 타이거즈’라 부르는가제826호 2010년 한국 프로야구를 양분한 투타의 간판이 류현진과 이대호 선수라면 2010년 한국 프로야구를 한층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 팀은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다. 각각 광주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막판까지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까지는 좋다. ...
이토록 아름다운 노린재여제825호 노린재를 아시는가. 보았다면 당신은 손에 잡히는 책을 휘둘러 납작하게 눌러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이 벌레가 분비하는 불포화알데히드로 냄새가 책에 배었을 것이고 이 노릿함이 당신에게 불쾌감을 더했을 것이다. 그런데 눌러 납작하게 만들고도 그게 노린재라는 것은 몰랐을 수도 있다. ‘노린재’라는 단어는 ...
지금은 도감 전성기제825호 “도감은 나오자마자 틀립니다.” 조영권 <자연과 생태> 편집장은 <한국의 잠자리 메뚜기 사마귀 애벌레>(김정훈 지음, 교학사 펴냄)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1998년 나온 이 책은 이제 아마 50%가 틀릴 겁니다.” <노린재 도감&g...
무녀의 남편, 학자의 아내제824호소녀는 시름시름 아팠다. 학교 들어갈 나이가 됐어도 일어나 앉지 못했다. 열기 어린 눈을 뜨고 소녀는 꿈을 꿨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다 보였다. 오빠가 ‘라면땅’을 어디에 감췄는지도 보였다. 잠들지 않았는데 낯선 형체가 자꾸 눈에 어른거리는 것을 소녀는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정순덕(44·이하 정) 8살 ...
한반도에 귀신이 돌아왔다제824호 종교인·종교학자·인류학자 등 8명이 최근 귀신 책을 썼다. <우리에게 귀신은 무엇인가>(모시는사람들)는 귀신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한데 녹여 새로운 ‘귀신 담론’을 연구하려는 책이다. 이들은 기독교·불교·유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종교가 악마, 마, 귀신 등의 초자연적 존재를 인정했다...
뻔뻔한 것이 멋지다제823호 ‘세탁소’라는 커피숍을 보았다. 세탁소가 아니기에 이름이 세탁소다. 이 세탁소에는 세탁을 맡기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 티셔츠에는, 티셔츠 아니랄까봐 ‘티셔츠’라고 적혀 있다. 새파랗게 젊은 학생이 입었는데 ‘젊은이’라고 적혀 있다. 커플이 ‘커플티’라고 적힌 커플티를 입고 있다. 자신이 ‘귀한 …
꿈속에서 꿈을 훈련하라제822호조혜진씨가 물었더랬다(819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참조). 자다가 왜 꿈틀 깨어나나요? ‘꿈틀’은 몸의 긴장도와 잠의 진행 사이의 불일치 때문에 생겨난다. 5단계로 이루어진 잠은 단계가 진행될수록 몸의 이완도도 높아지는데, 몸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으면 이 진행이 원활하지 못해 ‘꿈틀’ 일어난다...
씹어먹자, 잘근잘근제821호 “짙거나 살찌거나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 영절스럽거나 우뚝하거나 아주 다른 것은 지인(至人)이 아니다.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채근담> 전 7) ‘채근’을 국어사전은 ‘먹을 수 있는 채소의 뿌리’라고 말하고 있다. ‘맛없고 ...
귀족 스포츠? F4만 즐기란 법 있나!제820호 “이모, 여기 통닭 한 마리 추가요!” 한여름 금요일 밤, 통닭이 불티난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대학가에서 숯불통닭집을 운영하는 최순희(47)씨의 손이 바쁘다. 매장엔 에어컨이 돌고 돌아도 뜨거운 기름이 끓는 주방에는 더운 김이 훅 끼친다. 오늘 밤에만 몇 마리째인지, 닭 한 마리를 기름에 넣자...
너와 놀기? 나와 놀기?! 혼자 놀기!제819호 “인터넷에서 <보기>를 접하고 댓글을 단다고 할 때, [A]와 유사한 태도가 드러나는 것은?” <보기> 그림에는 개가 혼자 노래를 부르며 기타를 치고 있다. “나는 원래 이래, 하지만 어쩌겠어, 원래가 이 모양인걸… 강요하지 마, 구속하지 마, 나는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