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시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제812호 *영화 <시>에 대한 치명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어떤 사설교육기관에서 시에 관한 강의를 시작했다. 흔히 아방가르드라 불리는 시인들의 어려운 시를 함께 읽는 수업이다. 시를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많다고 투덜거리는 것으로 첫 강의의 말문을 열었...
잘 계시지요?제811호 “맹세코 1년간 잊은 적 없습니다. 앞으로 이 1년을 또 되풀이하겠지요. 지난 1년간 저는 꿈이 생겼고,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그간 무얼 하셨습니까. 안부가 듣고 싶습니다. 당신과 웃으며 마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부끄럽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잘 계시지요.”(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전시회에...
텔레비전 커밍아웃!제810호 한국 사회는 거대한 벽장(closet)이었다. 도대체 자신의 주변에 동성애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는 거꾸로 동성애자에게는 숨어 있기 좋은 방이었다. 한국은 서른이 넘은, 아니 마흔이 가까운 비혼의 남녀가 있어도 별로 그를 동성애자로 의심하지 않는 사회였다. 이렇게 거대한 침묵의 벽장에서 침묵을 깨는...
쟤들 노는 거야, 농성하는 거야?제809호 5월1일 노동절,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뉴타운 컬처 파티 51+> 페스티벌이 열렸다. 노동절을 맞아 ‘음악 하는 노동자’인 인디음악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판을 벌인 잔치다. 3호선 버터플라이, 연영석, 한음파, 백현진 등 60여 밴드는 이날 낮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왜 일흔 남자에게 열일곱 소녀가 필요한가제808호 함께 모여 책을 읽다 보면 온갖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의견 일치를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것이 함께 읽는 재미고 묘미다. 그런데 필자가 참가 중인 말 많은 독서클럽(<한겨레21>에 서평을 연재한 바 있는 ‘월요일 독서클럽’) 사람들이 아무런 토 달지 ...
‘만인보’의 끝, ‘고은보’의 시작제807호 고은 시인을 찾아갔다. 지난 4월14일, 뉴스에선 “겨울 코트를 다시 꺼내 입었다”는 이들의 육성이 전해지던 날이다. 경기도 안성, 키 작은 꽃들도 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맨발에 슬리퍼만 신은 노(老) 시인이 대문을 직접 열었다. 인사를 뺀 첫 마디가 낮게 건네졌다. “춘...
좌파 쩌리짱·노찌롱·뚱보를 척결하라?제806호 200회를 앞둔 <무한도전>이 198회에서 멈췄다. 문화방송 노조가 정권의 문화방송 장악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기약없는 총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등 프로그램도 ‘장악’에서 예외는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언어순화를 이유로 뭇매를 때리고, 보수세력이 <무한도전&g...
“캐릭터 이름, 쓰지 말라면 안 쓸 수밖에”제806호 “<무한도전>이 본방송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문화방송 파업 성공하시길!”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이 시청 후기 대신 ‘문화방송 파업 지지’와 ‘<무한도전> 폐지 반대’를 외치는 글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문화방송은 노조의 파업에 따라 ...
병맛 만화, 루저들의 코딱지를 후벼주는 맛!제805호 신들이 다니는 올림포스스쿨. 선생님인 옥황상제가 출석을 부른다. 힌두교 지혜의 신 가네샤가 지각을 하자 옥황상제는 교무실 가서 ‘깜지’(반성문) 100장을 쓰라고 벌을 내린다. 힌두교 파괴의 신 시바도 깜지 쓰기 벌을 받는다. 이유는 선생님이 “시바, 시바”라고 이름 부르는 소리를 “선생님이 화가 나서 하는 ...
뻘짓도 그가 하면 예술!제804호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어느새 롤모델이 되었다. 그의 창대한 시작은 노래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팝송 가운데 하나는 가가의 <텔레폰>(Telephone), 비욘세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노래다. 지난해 말부터 클럽을 장악한 노래는 “가가 울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