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공문학> 외 신간 안내제1170호여공문학 루스 배러클러프 지음, 김원·노지승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1만7천원 오스트레일리아의 페미니스트 역사학자 루스 배러클러프가 1920∼80년대 한국 ‘여공문학’의 계보를 정리한다. 저자는 1989년 기독교단체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소설을 탐독하는 10대 여공들의 ...
아직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제1170호 “언제쯤 기사 초고가…?” “내일 아침까지는….” “원고 잘 받았어요.” “읽어보시고 꼭 의견 주세요.” 2주마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과 나눈 말이다. 그는 글을 보내고 나서도 두세 차례 더 고치곤 했다. 세세한 사실을 바로잡기도 했지만, 글을 아우르는 주제의식을 늘 고민했다. 현직 기자를 충…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외 신간 안내제1169호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채효정 지음, 교육공동체 벗 펴냄, 1만5천원 기업 논리에 맞서 인문학 최후의 보루로 떠오른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그 명성을 함께 만들었으나 결국 해고당한 시간 강사가 질문을 던진다.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사회학자 시대에 응답하다 김동춘 지음,...
그의 손은 거칠고 투박했다제1169호 사람 손엔 저마다 삶의 궤적이 남아 있다. 화가의 손톱 사이엔 지워지다 만 물감이, 작가의 중지 손가락 마디엔 오랜 시간 펜을 잡아 생긴 굳은살이, 역도 선수의 손바닥엔 아무리 뜯어도 되살아나는 단단한 살갗이 있다. 노르웨이의 목수이자 기능장인 올레 토르스텐센의 손은 자재나 도구에 긁히고 찢겨 거칠...
미로에서 만난 안내자제1169호 “헤겔은 개념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한 문장 안에서도 시작과 끝에서 그 개념이 지칭하는 게 달라요. 개념이 문장 안에서 진화하는 걸까요?” 대학교 3학년 때였던가. 인문학 고전을 함께 읽어가는 모임에서 헤겔의 책을 앞에 놓고 내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외쳤다. 이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
어떤 물고기를 좋아하세요?제1169호 세점박이씬벵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주로 바닥에 파묻혀 있으며 얼핏 봐선 물고기 같지 않다. 한마디로 못생겼다. 반점으로 얼룩덜룩한 피부, 둥글게 휘어버린 등허리, 퉁퉁 부은 눈두덩과 처진 눈, 사람으로 치면 노인 같다. 문득 궁금하다. 물고기도 인간처럼 늙을까? 얼굴에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책과 책방의 미래> 외 신간 안내제1168호책과 책방의 미래 북쿠오카 엮음, 권정애 옮김, 펄북스 펴냄, 1만6천원 일본 후쿠오카에서 해마다 가을에 열리는 북페스티벌 ‘북쿠오카’(BOOKUOKA). 2015년 북쿠오카 10주년을 맞아 출판인, 서점인, 도매상 등이 모여 ‘책과 책방의 미래’를 주제로 11...
더 큰 분노와 더 넓은 연대로제1168호 전태일은 한국 사회에서 처음 ‘열사’(烈士)로 호명된 사람이다. 전태일 이후 수많은 열사가 “죽음으로 정신적인 저항의 위대성”을 보였다. 저항적 자살이다. “‘열사’는 1980년 5·18 이후 한국 사회의 이분법적 적대를 표현하는 가장 극명한 단어이다.” 임미리의 박사논문을 바탕으로 한 책 &...
<일하지 않을 권리> 외 신간 안내제1167호 일하지 않을 권리 데이비드 프레인 지음, 동녘 펴냄, 1만6천원 일하고 임금을 받는 것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우리의 자율성을 얼마나 방해하고 삶을 망가뜨리는지 분석한다. 일 중심성이 덜한 생활로 바꾼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발견한 새 즐거움을 소개한다. ...
“문어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제1167호 “조지는 착했어요.” “트루먼은 기회주의자였죠.” “기네비어는 충동적이에요.” 조지·트루먼·기네비어가 ‘당연히’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틀렸다. 이들은 두족류(Cephalopods)의 대표적 생물인 문어다. 보송한 털 대신 끈끈한 점액으로 뒤덮여 있고, 척추가 없는데다 푸른색 피, 세 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