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들의 말> 외 신간 안내제1163호남은 자들의 말 전성욱 지음, 오월의봄 펴냄, 2만2천원 “남은 자들에게 5월의 광주는 숭고한 속죄의 공간이 된 것이다.” 문학평론가 전성욱이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소설을 분석했다. 5월 광주를 그린 소설을 크게 ‘재현의 기획’과 ‘표현의 기획’으로 나눈다. 소설이 담은 살아남은...
혁명, 아주 오래된 농담제1163호 예측 가능한 시기에 전통적 의미의 혁명이 가능할까? 공산주의마저 상품화해버린 가공할 첨단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혁명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은 아주 오래된 농담을 듣는 일처럼 무료하다. 그러나 100년 전, 마르크스의 예언과 달리 유럽의 가난한 변방 국가에서 사회주의혁명이 성공했을 때 그 붉은 물결은 이내 지구...
그래도 인간이 희망이다제1163호 지구가 볼 때 인간은 별난 생물종일 게다. 티끌만 한 생을 사는 주제에 “땅에서 하늘까지 온 자연계”를 헤집어놓았다. 인간은 “세균적”으로 증가해 지표 75%를 점령했다. 땅을 개간하고 바다를 막고 퇴적물로 육지를 창조하고 하늘을 누빔으로써 구름(비행운)까지 만든다. “마치 신처럼.” 여기에 더해 200...
재조산하 시작은 생태주의제1162호 재조산하(再造山河).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운용했다는 ‘집권 준비팀’ 이름이다. 그 자신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낸 말이기도 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곧 나라를 새로 만드는 것과 같다는 뜻이 담겼다. 재조산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전거를 찾을 수 있다....
[21세기 사회주의] 외 신간 안내제1162호 21세기 사회주의 배리 캐넌·피다 커비 지음, 정진상 옮김, 삼천리 펴냄, 1만9천원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혁명적 민주주의’를 21세기 사회주의를 정의하는 토대라고 본다. 혁명적 민주주의에는 간접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가 공종한다.” 전세계 정치학자 18명이 세기말부...
“반어법? 이젠 정공법으로”제1162호 그의 반어법은 힘이 세다. 욕인지 칭찬인지 헷갈리게 하며 꼬집어 비판한다. 술술 읽히고 웃기기까지 하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박근혜의 장점은 시간이 더디게 가게 하고 늘 긴장할 수 있게 해주고 국정원을 세계적 정보기관으로 키운 것”([B급 정치])이라고 ‘돌려깐다’. 그래서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릴리트> 외 신간 안내제1161호릴리트 프리모 레비 지음, 한리나 옮김, 돌베개 펴냄, 1만3천원 “그는 신자도 아니었고 복음에 관해 많이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에서 내가 알아채지 못했던 한 가지 사실을 내게 말해주었다. 거기서 그가 도와준 사람은 오직 나 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로 잘 알려진 프리...
아름답게 버텨내는 것제1161호 ‘앓다’ ‘핥다’. 생김새가 비슷하다. 가만히 입안에서 굴려본다. 알타, 할타. 음도 닮았다. 앓으니 핥는 건가. 대척점에 서 있는 두 단어의 유사점을 발견하니 피식, 입에서 절로 바람이 샌다. 떠올려본다. 얇은 종잇장에 손가락을 베었을 때를. 깨진 상처에 본능적으로 혀를 가져다 댄다....
공감의 첫걸음을 떼라제1161호 “동성애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하는 거 아십니까?” 지난 4월25일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나온 성소수자 관련 발언이다.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혐오 표현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대선 후보의 혐오 발언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미 한국 사회에 ...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외 신간 안내제1160호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김봉규·김흥구 외 찍음, 루페 펴냄, 2만5천원 “이 책은 ‘그날’ 당신과 내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어디에 있었든 이 역사의 동참자들이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할 사람들이다. 어디에 있었느냐는 물음은 그래서 이렇게 바꾸어도 좋을 것이다.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