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말 악인인가제1201호이기호의 <김 박사는 누구인가?>를 읽은 ‘누군가’는 책 속 주인공들을 가리켜 죄다 나쁜 놈들이라고 했다. 법적 처벌이 가능한 살인, 강도, 사기와 같은 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비겁하고 이기적인 데가 있다. 피해자 편이 아닌 피의자의 편에 섰기 때문이고, 하나...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외 신간 안내제1200호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한국일보 경찰팀 지음, 북콤마 펴냄, 1만6천원 경찰서를 출입하며 사건을 취재하는 현직 기자 8명의 ‘범인 잡는 과학’ ‘완전범죄는 없다’ 스토리텔링. 검시, 화재·지문·유전자 감식, 혈흔 형태 분석, 법 최면, 지리 프로파일링 등 12개 열쇳말을 바탕으로 ...
280가지 진실의 나이테제1200호<일하는 아이들>(양철북 펴냄). 1952~77년 교사 이오덕(1925~2003)이 가르친 초등학교 아이들의 시를 모았습니다. <허수아비도 깍꿀로 덕새를 넘고>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가 함께 나왔네요. 지난해부터 출간된 ‘이...
《 70년의 대화: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 외 신간 안내제1199호70년의 대화: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 김연철 지음, 창비 펴냄, 1만6800원 평창에선 통일과 평화의 꿈을 담은 한반도기가 휘날릴 테지만, 오늘도 여전히 한반도 뉴스는 ‘코피 전략’(선제타격론) 같은 위험한 용어로 빼곡하다. 1948년 남북에 두 정부가 들어서고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돌아보며...
포그 경의 ‘이유 있는’ 세계일주제1199호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어쩌자고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도전한 것일까?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에 살던 매슈 아저씨는 왜 남자아이를 입양하려고 했을까?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의 재미를 새삼 곱씹게 하는 책이 나왔다. 18~20세기 동화 15편을 경제학 전공자의 시각으로 풀이한 <동화경제사&g...
최후의 저자, 최초의 독자제1199호편집자로 지내면서 뿌듯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책의 편집적 요소로 칭찬을 들을 때다. <확신의 함정>(금태섭 지음) 출간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 시간, 엄청난 독서가로 유명한 그날의 게스트가 내게 글 중제가 참 적절하게 붙었고 부록으로 본문에서 다룬 책 목록을 따로 정리해 실은 게 ...
<소진 시대의 철학> 외 신간 안내제1198호소진 시대의 철학 김정현 지음, 책세상 펴냄, 1만6천원 니체 철학 연구자의 동시대 탐구서. 현시대를 ‘소진 시대’로 진단한다. ‘유리병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파리’ 같은 처지에서 탈출하기 위한 철학적 사유는 무엇일까. “살림의 실천 운동, 생명 문화 운동을 우리 삶의 현장에서 시작...
알뜰살뜰한 북극 길라잡이제1198호제사(題詞) 자체가 책의 ‘압권’인 때가 있다. 제사는 ‘책의 첫머리에 그 책과 관계되는 노래나 시 따위를 적은 글’이다. <아틱 노트>(지오북 펴냄)의 제사가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찾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때때로 고독과 사색이 필요하다. 깨달음은 분주한 문명의 중심에서 오지...
‘이상적인 죽음’을 찾아서제1197호지난해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내일의 안녕>은 말기 환자 ‘마그다’의 행복한 죽음을 다룬다. 심장이 멎기까지 그의 곁엔 정성스럽게 돌봐주는(cure가 아닌 care) 의사 ‘훌리안’과 새로운 사랑 ‘아르투르’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죽음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
잊히는 것들에 대하여제1197호이제는 좀 줄었지만,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한 친척 어르신은 “백과사전 같은 걸 들고 다니면서 파는 거냐”고 묻기도 하셨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그럼 책 쓰는 거야?”였다. “책은 작가가 쓰지”라고 대답하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도 많았다. 좀더 관심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