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비핵화를 위해제1224호‘냉전’이란 표현을 처음 쓴 사람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다. 그는 1945년 10월19일 좌파 잡지 <트리뷴>에 기고한 ‘당신과 원자폭탄’이란 칼럼에서 “정복할 수 없는, 이웃 나라와 영원히 ‘냉전’을 벌이는 상태”를 경고했다. 사상 첫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잿더미로...
꿈꿀 때가 가장 젊을 때제1224호툭하면 뭔가를 세어보던 때가 있었다. 내가 가진 것들을 가늠해보는 시기였는데, 그게 뭐든 간에 되도록 많을수록 좋았다. 그래야만 사는 일이, 살아왔던 날들이 비교적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그즈음 나를 사로잡은 생각은 상실과 결핍에 대한 거였다. 내게 없거나 모자란 것, 설령 내가 갖고 있더라도 내 것이 아닌...
<체공녀 강주룡>외 신간 안내제1223호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3천원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작가 박서련의 첫 장편소설. 1931년 평양 평원 고무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1901∼31)의 일생을 ...
“서재는 다층적 자서전” 제1223호<밤의 도서관>을 쓴 작가이자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인 알베르토 망겔은 독서 능력을 철저히 신봉하는 인물이다. 서가에 꽂힌 어떤 책의 특정 페이지에 그가 고민하는 문제의 해답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지식을 모으는 마음으로 책을 수집하다보니 소장한 책만 3만5천여 권이다. 그중...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외 신간 안내제1222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김영선 지음, 한빛비즈 펴냄, 1만5천원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노동 현장에선 여전히 ‘저녁이 있는 삶’과는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로사회에 젖어 우울증·과로사 등을 겪는 ‘시간마름병’은 법 개정 등 제도 변화로만 치유할 수 있을까? ‘시간 민주화’를 위한...
신비의 섬 생명들의 분투 제1222호다윈의 이론에 영감과 확신을 준 곳. 진화의 실험실, 생태의 보고, 갈라파고스제도는 과학자는 물론 평범한 시민들도 선망하는 곳이다. ‘생태전문 환경기자’인 조홍섭씨는 2016년 12월 말 30년 넘는 언론인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지인들과 갈라파고스를 여행했다. 한국에 돌아와보니 뜻밖에도 갈라파고스 자연사를...
<맨발로 도망치다> 외 신간 안내제1221호맨발로 도망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마티 펴냄, 1만5천원 일본의 교육학 교수인 지은이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10대 여섯 명을 만나 4년간 그들의 생활사를 기록했다. 빈곤·가정폭력·공적 돌봄의 부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 ...
삶이 여행이다제1221호한문학자 강명관 부산대 교수는 소문난 ‘책벌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쌓인 지식을 녹여 <독서한담> <조선의 뒷골목 풍경> 등 인문학 책도 많이 펴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처음 여행기를 냈다.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를 26일간 여행하며 기록한 &...
양심을 엑스레이로 찍는다면 제1221호“수고했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5급 판정을 받고 전화로 소식을 전했을 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아주 평범한 이 말이 아직까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별 뜻 없는 의례적인 인사말일 수도, 그저 그날 하루 신체검사 받느라 수고했다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태어나서 그날까지 고생 많았다는 의미...
불행한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제1221호과거를 떠올리는 일은 늘 괴롭다. 그땐 정말로 바닥을 쳤다 싶은 시절을 떨쳐내기는 만만치 않다. 삶의 호시절을 그려보아도 썩 즐겁지가 않다. 지금의 처지를 제2의 전성기라고 믿고 싶지 않은 탓이다. 삶의 호재를 즉시 알아챌 만큼 강렬하고 명백한 호시절을 누리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지나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