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하는 사람, 에스페란토제819호 올여름 해외여행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외국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랄 것 없이 저절로 작동하는 검열 센서가 있다. 바로 외국어 능력,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어구사 능력이다. 가고자 하는 나라의 언어보다 막강한 권능으로 자신감과 열패감의 수위를 면밀히 채점해주는 이 검열에서 자유로운...
[와글와글] 그들의 블랙리스트제819호 중국 춘추시대 때 진나라 문공은 초나라와 일대 접전을 벌인다. 상대적인 전력 열세로 고민하던 문공에게 모사 호언은 “싸움에 능한 자는 속임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속임수를 쓰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또 다른 모사 이옹은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으면 잡지 못할 리 없지만 그 훗날에는...
[부글부글] 윤리 지원 좀 해드려야겠어요제819호윤리 좀 지원해주겠다는데 왜 이렇게 난리인지 통 모르겠어요. 다들 품앗이 전통도 잊었나 봐요. 윤리 부족한 사람들한테 윤리를 지원하겠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라니요. 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아요. 윤리를 공짜로 가르쳐준 삼청교육지원관실도 있었는데…. 민간 윤리, 공직 윤리 따로 있나요. 선진화·법질서 확립하는…
음란함을 판단하는 곤란한 잣대제818호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책이다.” 이탈로 칼비노가 <왜 고전을 읽는가>라는 책에서 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인용하는 구절이고, 들으면 절로 쓴웃음이 나오...
[블로거21] 장군에게도 세상은 무섭다제818호 천안함 취재 두 달째다. 백령도가 5시간 걸리는 뱃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까나리 액젓의 까나리가 개나리가 아니라 멸치보다 조금 긴 뼈대 있는 생선이라는 사실도 그곳에서 처음 알았다. 그리고 “기자? 기자라면 지겹더래요”를 수십 번도 더 들었다. 그러고 보니 백령도 주민들이 정겨운 이북 ...
정대세의 눈물은 왜 아름다운가?제818호 이번 월드컵에서 흥미로웠던 건 북한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 재일동포 정대세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월드컵 경기장을 밟은 감격에 북한 국가가 울려퍼지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울던 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터넷은 물론이고, 언론들도 정대세 선수에 대해 이례적인 관심을 보였다. ...
[와글와글] 잔혹한 인간들아, 정신 차리자제818호‘삼권분립’으로 유명한 장 자크 루소는 1755년 출간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동물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이성적 인간에 앞서 두 가지 감성적 인간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살려는 의지’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진 인간이다. 즉,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는 본능...
[부글부글] 그러는 거 아냐~제818호 부글부글이지만 괜찮아 새 자치단체장들이 7월1일 취임했다. 정당과 이념을 달리하는 광역단체·기초단체장 지역이 많아 곳곳에서 소통과 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기치가 퇴색되면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어, 자치단체장이 그러는 거 아냐~. 시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았더니 왜 시민 위에서 일해. 어, ...
슬픔의 예방제818호 어떤 불행한 일은 일이 터진 뒤 슬퍼하기보다 미연에 막아내는 게 좋다. 일이 터진 뒤 분노를 쏟아부을 대상을 찾아내 복수하는 것보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비책을 두텁게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이런 일들이다. 천안함이 침몰했다. 군은 ‘북한의 어뢰 ...
우리의 이름으로 죽이지 말라제817호 서울 도봉구의 한 빌딩 화장실. 때때로 누군가 낮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가늘지만 기다란 울음이다. 잠시 뒤면 화장실 문이 열리고 눈이 빨개진 청소 아주머니가 걸어나온다. 김기은(62)씨다. 새벽 5시부터 이 빌딩의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그는 울고 싶을 때면 화장실을 찾는다. 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