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21] 사라진 평온제813호 서른 중반이 넘도록, 체감하길 지금만큼의 남북 긴장은 없었다. 1994년 ‘당나라 부대’라 불리던 ○○사단(나는 군사기밀을 존중한다)에서 포병으로 복무하던 친구가 예정했던 휴가를 나오지 못했다. 그해 7월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한 탓이다. 친구가 ‘날벼락’이라며 전한 소식을 난 귓등으로 들었다....
통후추와 민주주의제813호 개인이나 사회의 성숙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 하나가 다양성일 것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뿐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을 얼마나 인정하고 존중하는가는 민주주의 실현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다원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우리 사회 개인 간의 관계에서…
[와글와글] 도올이 돌아왔다제813호 도올이 돌아왔다. 도올 김용옥(62)은 어려운 철학의 세계를 개그맨 뺨치는 입담과 독설로 풀어내며 대중에게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철학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랬던 그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도올의 명성에 걸맞...
다 늦게 닭 장난제813호 나는 아들을 전쟁의 폐허 속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 그 참혹함 상황에 놓이게 하고 싶지 않다. 이제 겨우 8살이다. 전쟁이 정말 일어나기라도 하면, 아침에 등교하기 전 넋을 잃고 보는 EBS <강철수염과 게으른 동네>도 볼 수 없고, 그 많은 장난감도 다 잃어버리게 되고, ...
백성이 힘겨워 쓰러지면 이미 늦은 것이다제812호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이 나무 심는 사람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었다. 가문 해에는 항상 나뭇잎이 마르기 전에 뿌리에 물을 주어서 나무가 죽지 않고 살아나게 하는 것이었다. 나무는 원래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끔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나뭇잎이 마르는 일이 있다. 하지만 잎이 마른 ...
‘비교체험 극과 극’ 특검편제812호 역대 여덟 번의 특검 중 다섯 번이 참여정부에서 도입됐다. 공교롭게도 그중 첫 번째 특검인 대북송금 특검과 마지막인 이명박 특검 취재 현장에 있었다. 대북송금 특검이 바로 직전 퇴임한 ‘지나간 권력’의 통치 행위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명박 특검은 당장 취임을 앞둔 ‘다가올 권력’의 개인 비리 의혹이 ...
식당 여성 노동자에게 감사 쪽지를제812호 지난 5월20일, 경기 여주군의 한 소머리국밥집에서 일하는 김아무개(46)씨는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정신없이 바쁜 점심시간이 막 지나 발이 무겁고 손목이 뻐근할 즈음이었다. 손님 3명이 국밥을 먹고 간 자리를 치우려고 다가가보니 이미 남은 반찬은 한곳에 모여 있고 뚝배기 3개도 나란히 쌓여 ...
세상을 읽고 선택할 권리제812호 “오늘 햇살이 참 좋아요.” 조승현(63)씨가 건넨 첫 인사는 날씨 얘기였다. 발을 조금 옮겨 나무 아래에 들어서자마자 “그늘도 있네요”. 그 예민한 감각에 내심 놀라며 ‘그의 오른팔’을 붙잡고 길을 안내해 인터뷰 장소까지 걸음을 옮겼다. 의지하지 않는 삶, 선택권이 생겼다 ...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자들제812호 아서 케슬러의 <한낮의 어둠>(Darkness at Noon)은 공산주의를 정면에서 비판한 대표적인 소설이다. 공산주의 이론 자체와 함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의 현실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메스를 가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과 장소가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전후 관계...
흥청거리지 않는 대학축제제812호지난주 대학가는 대부분 ‘축제 기간’이었다. 대학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매년 이맘때면 펼쳐지는 대학가의 축제 풍경을 볼 수밖에 없고, 으레 그렇듯, 내 학창 시절에 경험한 축제와 지금의 축제를 자연스럽게 비교한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최근 대학가의 축제가 ‘대학’의 고유성을 잃어버렸다는 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