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한 예의제807호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근처 댐이 터져 그곳에서 일하던 마을 사람 여럿이 쓸려 내려갔다. 생사를 알 길이 없는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떠내려간 사람들을 구하려 인근 마을 사람들까지 배를 띄우고 내 일처럼 나섰다. 하루 이틀 피 마르는 시간이 한 달이 돼가도록 실종자를 찾을 길은 없었다. 그들...
은희야, 다시는 오지 마제807호 “야, 드디어 해방이다. 해방.” 아침 식사가 시작되기 전이다. 평상시에도 목소리가 큰 은희(가명)가 갑자기 만세를 부르며 소리를 지른다. 아이들 중 몇 명이 은희에게 몰려와 한마디씩 한다. “잘됐다, 그럼 오늘로 끝난 거야. 축하해 은희야, 좋겠다.” 아이들은 은희의 함성이 무엇...
10대 정치, 엄숙함 벗고 발랄 진화 중제807호 올해로 4·19 혁명 50주년이다. 4·19는 원래 고등학생들의 혁명이다. 1960년 2월28일, 이승만 정부가 초·중·고생을 강제로 등교시켰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학생들의 야당 선거유세장 참석을 막으려는 꼼수였다. 대구고·경북고 학생들이 “학생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수업...
백인이여, 불교가 그렇게 평화적인가제807호 비서구 종교 중에서 구미인에게 20세기 후반 이후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종교는 분명 불교일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주로 백인인) 비아시아계 불자가 100만 명에 이르는데, 그중 상당수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고학력자다. 특히 문단에선, 일본에서 몇 년간 선수행에 몰두한 바 있는 2...
베옷 입고 고향 돌아온 영의정제807호<주역>에 “앞사람의 말씀이나 지나간 행적을 많이 알고 익힘으로써 자기의 덕을 쌓는다”고 하였다. 경험은 직접 겪어서 얻을 수도 있고, 글이나 말을 통해 얻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을 얼마나 체화해 삶의 지혜로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역사가 현재 시점에서 유용한 까닭이기도 하다...
당신의 눈물을 보내주세요제807호<한겨레21>이 지난 3월 802호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 수수 의혹 사건 재판을 다루며 ‘지방선거 태풍의 눈! 한명숙’이란 표지이야기를 내보낸 뒤 여러 시각에서 독자의 반응이 답지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 행태를 제대로 지적했다는 반응에서부터 한 전 총리의 무죄를 지나치게 기정사실...
[와글와글] 노스트라무현제807호 <삼국지>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적벽대전’이다. 하지만 이 ‘긴 이야기’의 대미는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쫓는’ 장면이 장식한다. 처세서와 무협지를 교묘하게 섞어놓은 책이지만 끝 부분은 ‘신화’에 가깝다. ‘갈량이 &#54973;아 포스’ 때문에 자율학습 시간 ...
“딸에게 책 읽어주는 상상을 한다”제807호<한겨레21> 806호부터 시각장애인용 ‘2차원 고밀도 바코드’를 도입했다. 본문 페이지 왼쪽 상단의 바코드를 장애인 보조기기인 ‘인쇄물 음성변환 출력기’로 스캐닝하면 음성으로 해당 페이지를 읽어준다(자세한 설명은 h21event.hani.co.kr 참조). ...
아이들, 떠나게만 해달라는 아이들…제806호 “우리는 철로가 내려다보이는 나무에 밧줄을 하나 매어두었다. 그러고는 기차가 다가올 때 밧줄에 매달린 채 휙 날아가서는 기차 차창 밖에 매달려 기관사를 들여다보곤 했다. 그렇게 한참을 죽지 않을 정도까지만 매달려 있다가 도망쳤다. 보통은 밧줄을 타고 뛰어드는 동안 어떻게 때맞춰 도망갈지 생각하기...
‘친검기자’ 검찰의 영혼을 마사지하다제806호 서울 서초동 법원·검찰을 담당하는 기자 중에는 꼭 이런 사람들이 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법원을 욕한다. 검찰이 기소한 중요 인물에게 법원이 무죄라도 선고할라치면, ‘정치판사’라고 비난한다. 형사소송법 개정 등 재판의 주도권을 둘러싼 법률적 쟁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