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21] 알고 보면제806호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문장을 읽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중국행 저가 항공 비행기, 무사히 착륙하면 절로 박수가 터져나온다고 했던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가방에 넣으며 ‘지금 죽는다면?’이란 생각을 했다. 나는 ...
추노, 근육질의 시대제806호 <지붕 뚫고 하이킥>에 이어 또 다른 드라마가 종영했다. <추노>다. 전파를 타는 내내 독특한 소재 때문에 각광받았다. 기존 사극과 달리 ‘밑바닥 인생’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호평 일색이었다. 기술적 진보도 괄목할 만했다. 전반부에서 보여준 촬영기법은 미국 드라마에 익숙...
착한 냉면 드세요제806호 냉면만 팔려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냉면이 잘 팔리면 그렇게 마련한 재원으로 분명 사회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하려고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은 냉혹했다. 냉면을 만들어 파는 일조차 녹록하지 않았다. 이제야 숨을 돌린다. 그리고 결심한다. “아예 이 기업 전체를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자.” ‘화평동 왕냉…
유족들을 부축하라제806호 20여 년 전 외사촌 형이 세상을 떠났다. 암세포의 공격 때문이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사그라져가는 촛불처럼 야윈 형의 얼굴을 본 지 며칠 만에 부음을 들었다. 형수와 어린 딸이 남았다. 영안실에서 영정 앞에 절을 한 뒤 정체가 잡히지 않는 감정에 취해 병원 앞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자식을 두고 ...
[와글와글] 나도 한때제806호 시인이자 감독인 파솔리니의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Salo, Or The 120 Days Of Sodom)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체제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존재’에 대한 은유로 가득 차 있다. 파시즘이라는 ‘인간 억압적 체제’를 비판한 ...
[블로거21] 설거지의 뭉클한 세계제805호 올 들어 새로 벌인 일이 좀 많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설거지다. 매달 넷쨋주 토요일 오후, 나는 친구 셋과 함께 서울의 한 보육원에 설거지를 하러 간다. ‘자원봉사’라는 거창한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일은 지난 연말 모임에서 급작...
개개인 ‘인격’이 ‘가격’을 대신할 때!제805호 “잠이, 옵니까?”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류장 승강대에 크게 붙어 있는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사진에는 어떤 남자가 침대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면제나 침구류 광고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추측이 빗나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금 작은 글씨로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늙지도, ...
불면 권하는 사회제805호 인류 최대의 발명을 말하라면 단연 전기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법정 스님 같은 분은 단순하고 간소한 삶을 지향하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단출하게 생활하셨다지만, 현대인에게 전기를 뺀 삶을 생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빛이 그림자를 만드는 이치처럼 최대의 발명품도 완벽한 긍정과 장점만을 선사하는 …
아직도, SOS제805호갑작스런 충격과 함께 정전. 순간 아비규환. 배가 가라앉는 느낌. 바닷속처럼 검은 절망. 누가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을까. 떠오르는 건 어머니… 자꾸 어머니 얼굴… 어머니와 한 약속들. 서두른다면 금세 구조의 손길이 당도할 수 있지 않을까. 즐거웠던 순간들. 깊은 숨 한 번 들이쉰다. 머지않아 지상을 ...
[와글와글] 팩트 좀 잘 챙겨라제805호기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바로 ‘팩트’다. 수습기자 시절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심지어 환청과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듣는 단어가 ‘팩트’다. ‘사실’이라 번역되는 이 단어 때문에 오늘도 수많은 기자들이 수면 부족과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일어난 현상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것은 어찌 ...